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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출구조사 시스템 ‘먹통’

입력 | 2002-11-06 17:57:00


5일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표되지 않아 언론사들이 당선자를 추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어느 후보를 찍었는지를 전문적으로 조사 분석하는 VNS(Voter News Service)사의 컴퓨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신뢰성 있는 출구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

VNS는 ABC CBS NBC 등 공중파 방송 3사와 뉴스 전문 케이블 방송인 CNN, 폭스 및 AP통신이 공동 운영하는 컨소시엄. 최고의 신뢰성을 자랑해 왔지만 2000년 대통령선거 당시 플로리다주의 출구조사를 정확히 하지 못하는 바람에 VNS에 의존했던 TV 방송사들이 당선 예상자를 번복하는 사상 최대 오보 소동을 치렀다.

VNS는 이후 출구조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했지만 이번에 유권자들의 투표 결과를 분석하는 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면서 언론사에 출구조사 결과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AP통신은 모니터 화면이 잠시 작동을 멈추기도 했으며 부실한 답변도 예상보다 많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통상 투표 종료 직후 출구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선거결과를 예측했던 미 방송사들은 이 때문에 실제 개표 결과를 지켜보며 별도의 선거 예측 시스템을 동원해 당선자를 추정해야 했다. AP통신은 자체 취재인력을 동원했고, NBC와 CBS 방송은 VNS와 같은 방식의 공동조사를 통해 분석작업에 나섰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VNS에 크게 의존했던 신문사들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락이 분명치 않은 선거구 후보들은 가슴을 졸이며 긴 밤을 새워야 했다.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