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학순례/한양대]대학에 ‘고객만족 경영’ 도입 거듭나기

입력 | 2002-11-06 18:15:00

한양대 학생들이 대학본관건물 사자상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김동주기자


한양대의 중장기 발전계획에는 ‘고객만족 경영’이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등장한다. ‘HY Dream 2010’으로 명명된 이 계획은 100주년이 되는 2039년까지 세계 100대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

세부 과제에는 한결같이 ‘고객만족 경영’이란 수식어가 앞에 붙어있다. ‘고객만족 경영을 위한 학사관리’ ‘고객만족 경영을 위한 교내조직’ ‘고객만족 경영을 위한 교원확보 및 인력운용’…등.

‘고객’과 ‘경영’이라는 기업 용어를 대학이 사용하는 것은 의외다. 이들 용어에는 대학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꿔보려는 한양대의 ‘고심’이 묻어있다.

▽학생이 최우선이다〓한양대 김종량(金鍾亮) 총장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많이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근면 정직 겸손 봉사하는 학생이 많이 지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이 소수의 우수학생으로 ‘유명세’를 얻기 보다는 다수 학생들의 무한한 잠재력이 발현되도록 대학이 뒷받침하겠다는 전면적인 자세변화다.

한양대는 이를 위해 학사관리를 대폭 바꿨다.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전공탐색 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학점에 연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역사회,기업활동도 학점에 가산하고 있다. 타대학 수강 뿐 아니라 국제적인 자격증을 따내도 학점으로 인정된다. MS IBM HP 썬마이크로등 세계적인 IT기업이 공인하는 자격증이 포함된다.

교양과목도 일종의 ‘시장조사’를 거쳐 지정된다. 학생들의 수요를 조사해 결정하는 것. 또 교환학생 협정을 맺은 외국대학에서 수학할 경우 등록금을 이중으로 받지 않는다.

▽디지털시대 리더를 만든다〓5년전 동아일보가 주최한 대학정보화랭킹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한양대는 이후 줄곧 ‘IT선두 대학’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4년 주기로 학교의 모든 PC를 교체해 초고속정보화 추세를 앞서가는 것도 특징. 금년에만 1600대의 PC와 본체를 교체했다. 이같은 IT인프라를 토대로 한양대는 집과 외국에서 인터넷으로 학사관리를 할 수 있는 ‘한양서비스센터’를 운영중이다. 전자식 학생증인 ‘E-캠퍼스 카드’만으로 도서관과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재학생이 휴학하지 않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1학기 동안 IT교육과 어학연수를 받을 수 있는 교환유학 프로그램도 있다. 희망자는 최장 1년까지 재학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IT기업에서 1개월간 실무교육을 받게되며 별도의 문화체험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정보통신부가 차세대 IT핵심인력 양성을 위해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데 총 교육비 1742만원 중 학생들은 900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새로운 변화들〓한양대는 ‘공대’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 법조계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금까지 법조계에 600명의 동문이 진출했고 올해 치러진 43회 사법시험에서는 전체 합격자의 6.8%를 차지, 서울대 고려대에 뒤이어 법조계 진출을 위한 ‘최고의 베이스캠프’임을 재확인했다. 학교측도 인문계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어문계열(영문, 중문, 일문, 독문, 불문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당 언어권 대학에서 4∼6주간의 단기 어학연수를 할 수 있다. 연수 희망자 중 150명을 선발해 왕복 항공료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한 제도도 돋보인다. 한양대는 교육과정을 개편할 때 144명의 외부 전문가를 초청하고 있다. 교육이념인 ‘사랑의 실천’을 실현하기 위해 봉사과목을 정규과목으로 도입했고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 전용강의실을 만든 것도 최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각종 대학평가 성적 우수▼

▽한양大는〓전임교원 990명, 학생 3만1000여명의 한양대는 1939년 ‘동아공과학원’으로 출발했다. 79년 안산에 43만평 규모의 제2캠퍼스를 만들었다. 이후 공대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 법학 예체능 등 각 학문분야를 고르게 발전시켰다.

한양대는 최근 실시된 각종 대학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대학교육협의회가 2000년 실시한 ‘분야별 최우수 대학’ 평가에서 서울캠퍼스는 재료공학 부문에서 1위, 안산캠퍼스는 전기전자정보통신분야에서 2위를 차지했다. 국제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국제대학원은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 평가에서도 9개 국제대학원 중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한양대 세라믹공정센터가 발간하는 계간지 ‘JCPR’가 국내 공과대학 최초로 미국 국가과학정보연구원(ISI)의 과학논문인용색인(SCI-e)에 등재됐다.

▼정시모집 전형방법▼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100% 인터넷으로만 한다. 12월10일 오전 9시부터 13일 오후 1시까지(www.hanyang.ac.kr/admission 혹은 apply114.com 참조) 접수를 받는다. ‘가’군의 경우 서울캠퍼스 자연계는 ‘수능 60% +학생부 40%’, 인문계는 ‘수능 58% +학생부 40% +논술 2%’, 안산캠퍼스 인문계와 자연계는 ‘수능 60% +학생부 40%’로 선발한다. ‘나’ ‘다’ 군의 경우 예체능계를 제외하고 100% 수능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입시설명회는 서울 경기지역의 경우 11월 9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한양대 백남음악관(02-2290-0074∼9), 울산은 11일 오전 11시 울산상공회의소(052-228-3013), 대전 충남은 14일 오후 2시 둔산동 사학연금관리공단(042-487-0961), 광주는 15일 오후 2시 농성동 상공회의소(062-350-5800), 인천 부평은 18일 오후 2시 인천송도비치호텔에서 열린다. 02-2290-0073∼9(입학관리실)

▼찾아가는 교실▼

한양여중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학실험을 선보이고 있는 '이동과학교실' - 원대연기자

“자, 성냥불로만 촛불을 켜는 것이 아닙니다. 이 가루를 초 위에 한번 뿌려볼까요?”

지난달 28일 한양대 교내 올림픽체육관에서 펼쳐진 ‘이동과학교실’ 발대식. 최근 과학실험교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 숭문고 전석천(田錫天) 교사는 한양여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열반응’ ‘산화’ ‘산성과 염기성’ 등의 어려운 과학용어를 실험과 연관지어 재미있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멀쩡한 초 위에 ‘특수화학가루’를 뿌리니 과연 초가 점화되고, 학생들은 연신 탄성과 환호성을 보낸다. 학생들은 과학실험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마술 쇼’같은 수업이 분위기가 이어지자 눈을 뗄 줄을 몰랐다.

이동과학교실은 한양대 과학기술진흥센터가 고심 끝에 마련한 것. 최근 중고생들에게 퍼지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과학의 흥미로움’으로 극복해보자는 이벤트였다.

학교측은 8t 트럭을 개조한 특수 트레일러에 이동과학실을 만들었다. 자가발전, 급수 및 오폐수 처리, 화학가스 공급시설은 물론 최첨단 과학실험장비를 갖췄다. 기동성이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실험이 가능하다. 또 빔 프로젝터가 있어 실내에서 과학영화나 첨단영상자료도 관람할 수도 있다.

행사에 참여한 이혜진양(16·한양여중 3년)은 “과학이론들은 무조건 따분하고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알기 쉽게 설명하니까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희망 학교의 신청을 받아 매주 1, 2개 중고교를 찾아 이동과학교실을 열 예정이다. 벌써부터 전국 60여개 학교의 방문 일정이 잡혀 있을 정도로 일선 중고교의 반응이 좋다.

최정훈(崔正勳·화학과) 교수는 “앞으로 중고생들이 실험실습을 통해 과학의 원리를 알기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공대의 명문인 한양대가 앞장서 이공계 기피현상을 극복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최재훈 입학관리실장▼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창조적인 사고력과 논리력, 국제감각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입학할 때는 평범한 학생일지라도 졸업 때에는 우수 인재로 만들 수 있는 교육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한양대 최재훈(崔載勳·사진) 입학관리실장은 고교성적 뿐 아니라 다양한 재능과 특기를 갖춘 우수 신입생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 입시의 특징은.

“정시모집은 모집단위에 따라 분할모집한다. 정보통신학부는 ‘가’, ‘나’군에서 각각 50%씩 모집하고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사회과학부, 법학과, 경제금융학부, 경영학부는 ‘가’, ‘다’군으로 나눠 모집한다. 논술시험은 서울캠퍼스 인문계(연극영화과 연극연기전공 제외) 지원생들만을 치른다.”

-논술시험은 어떻게 대비하나.

“출제자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의외로 많았다. 문제의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있다. 내용이 진전되지 않고 같은 내용을 반복한 경우도 많다. 글을 마무리한 뒤에는 앞뒤의 호응 관계가 맞았는지 등 문장표현을 꼼꼼하게 다듬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2학기 수시모집에는 ‘적성검사’를 실시한다고 하던데.

“언어사용능력, 언어추리력, 논리력, 지각판단력, 감성능력 등을 측정한다. 지난해 검사했던 수리력과 외국어능력 부분은 일부에서 ‘본고사 부활’이란 지적이 있어 올해는 폐지했다. 평소의 기본실력과 적성을 검사하는 시험이다.”

-입시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신입생을 골고루 선발하려고 한다. 수능과 학생부 성적을 배제하는 수시모집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안산캠퍼스는 안산지역 고교생들에게는 가산점을 주는 ‘지역우수생선발’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이공계 기피현상’과 관련해 한양대의 대책은.

“한양대는 공대를 필두로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는 대표적 대학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실험실습시설을 최근 4, 5년간 대폭 확장했고 특히 정보통신기술(IT) 분야는 교수진이나 교육여건 등에서 해외 유수 대학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미래를 생각하는 공학도라면 한양대에 지원하길 바란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