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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이너프’ ‘매맞는 아내’의 짧은 탈출기

입력 | 2002-11-07 19:00:00

매 맞는 아내의 탈출기를 그린 영화 '이너프'


‘분노의 주먹’ ‘좋은 친구들’을 제작한 프로듀서 어윈 윙클러, ‘넬’ ‘블링크’의 감독 마이클 앱티드, ‘행운의 반전’ ‘바이센테니얼 맨’을 쓴 작가 니콜라스 카잔, 그리고 주연 배우는 제니퍼 로페즈.

‘이너프’는 이처럼 수준급인 제작자 감독 작가 배우가 모였는데도 그 내용은 정작 실망스럽다는 평을 면하기 어려울 듯하다.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슬림 (제니퍼 로페즈)은 부유한 건축업자 미치(빌리 캠벨)를 만나 결혼한 뒤 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미치의 외도가 들통난 뒤, 미치는 돌변해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견디다 못한 슬림은 딸 그레이시를 데리고 탈출하지만, 미치의 추적은 계속된다.

폭력 남편을 피해 딸을 데리고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한 여성의 분투기를 그렸지만, 이야기의 허술한 얼개와 비현실적인 캐릭터 묘사로 인해 그 주제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미치가 원하는 것은 반드시 손에 넣고 마는 성격이라는 사실이 초반에 간간이 암시되지만, 폭력 남편으로 돌변하는 것은 보는 이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한 치의 빈틈없이 도망다니다가 후반부에 느닷없이 ‘원더 우먼’이 되는 아내 슬림의 변신도 마찬가지다.

제니퍼 로페즈는 액션 장면을 소화하기 위해 이스라엘 여군의 호신술인 ‘크리브 마가’를 직접 익혔다고 한다. 원제 ‘Enough’. 15세이상 관람가. 15일 개봉.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