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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삼성 “1승만더”

입력 | 2002-11-07 22:52:00

“정상이 눈 앞에 보인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둔 삼성 선수들이 차례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뻐하고 있다.연합


‘야구의 신’이 있다면 조화를 부린 게 분명했다.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8수생’ 삼성과 8년만에 V3를 노리는 LG의 4차전. 삼성이 천신만고 끝에 LG를 4-3으로 꺾고 3승1패를 기록, 프로야구 출범 21년만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삼성이 3승을 거두기는 역전패한 84년 롯데전 이후 처음.

4차전은 양팀 감독이 이 한판에 야구인생을 모두 건 듯한 ‘모 아니면 도’의 벼랑끝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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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응룡 감독은 선발 엘비라에 이어 2차전 선발이었던 ‘원투펀치’ 임창용을 5회에 구원 투입했고 6회까지 6명의 투수를 낸 LG 김성근 감독은 7회부터 일찌감치 마무리 이상훈을 기용했다.

누구든지 지는 쪽은 두배 이상의 아픔을 감수해야 할 터. 3-3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먼저 찬스를 잡은 쪽은 LG였다. 7회 권용관이 투수앞 기습번트 안타로 나갔고 유지현의 타구는 임창용의 글러브를 맞고 튕겨나갔다. 이어 이종렬의 번트를 잡으려던 바뀐 투수 노장진이 공을 놓치는 사이 눈깜짝할 새에 무사 만루. 또다시 ‘삼성의 한국시리즈 저주’가 재현되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1루수 이승엽이 박용택의 타구를 낚아채 홈에서 3루주자를 잡은 뒤 마르티네스를 삼진, 김재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위기 뒤의 찬스. 삼성은 곧이은 8회 선두 박한이가 이상훈을 상대로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날렸고 이승엽의 땅볼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이날의 영웅 마해영이 좌중간 펜스를 직접 맞히는 적시타를 날려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마해영은 1회 선제 1타점 2루타를 비롯, 4타수 4안타 1볼넷 3타점의 맹타를 뽐냈다. 승리투수 노장진은 3이닝 2안타 무실점의 역투.

반면 LG는 2-3으로 따라붙은 3회 1사 1,3루와 3-3으로 동점을 만든 5회 1사 2,3루, 그리고 7회 1사 만루에서 4번 마르티네스가 3연속 삼진을 당한 것이 뼈아팠다. 최소한 희생플라이나 빗맞은 내야땅볼만 나와도 앞서 나갈 수 있었던 찬스였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도 잠실구장은 3만500명의 관중이 스탠드를 메워 2000년 6차전부터 한국시리즈 12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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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 감독의 말▼

▲삼성 김응용 감독= 힘든 게임을 이겨서 그런지 실감이 나지 않고 어리벙벙하다. 3-3 동점이던 7회말 무사 만루에서 마무리 노장진이 1점이라도 내주면 어렵다고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다. 내일 5차전에서도 찬스가 오면 언제든지 임창용을 중간계투로 투입할 생각이다. 내일 선발은 오상민이다. 남은 경기도 한게임 한게임 최선을다하겠다.

▲LG 김성근 감독= 7회 무사 만루에서 한점도 못낸 것이 패인이다. 마르티네스가 제몫을 해주지 못했다. 삼성 4번 타자 마해영과 너무 차이가 났다. 7회 마르티네스의 스트라이크 낫아웃 때 헛스윙인지 파울인지 주심과 1루심이 서로 말이 달라 석연치 않다. 또 4회 유격수로 나온 손지환이 실책을 저지른 것이 아쉬웠다. 마무리이상훈이 생각보다 잘 던졌지만 점수를 준 게 조금 아쉽다.내일 만자니오를 선발로내세워 승부를 걸 생각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