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예술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1999년 설립된 서울공연예술전문학교(학장 장보고)가 학생과 학교측의 마찰로 파행 운영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학교는 노동부의 인가를 받는 2년제 직업전문학교로 연기 방송연예 상업무용 등 8개과 120여명의 학생들이 ‘직업인’이 아닌 ‘예술인’을 꿈꿔왔다. 직업전문학교이긴 해도 대중예술을 종합적으로 강의하는 곳은 국내 처음이어서 기대를 모았다.
사건의 발단은 10월초 학교측이 뮤지컬과 등 3개과 수업을 중단하면서부터. 학생들은 “학교측이 임의로 과를 통폐합하고 이에 항의한다는 이유로 교수 3명을 해임하고 학생 100여명을 제적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학교측은 시설투자 등 학교 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학교측은 학생들의 제적은 정당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고 말했다. 장보고 학장은 “3개과의 수업을 중단한 것은 등록 인원이 3명 미만이어서 사실상 과운영이 불가능했고 학생들은 동의를 얻어 전과했다”며 “다른 학생들에 대한 제적은 수업 참여 기회를 줬는데도 이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학칙대로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의 골이 이처럼 깊은데도 인가를 내준 노동부는 “이 학교가 노동부의 인가를 받긴 했지만 교육생들의 자비로 ‘직업 훈련’을 하기 때문에 수강료나 교육 내용 등에 관여할 근거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는 학생들이다. 이들은 직업훈련일지언정 대중예술인의 꿈을 키우기 위해 이 학교에 들어왔다. 학교측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하루빨리 학교를 정상화시키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하는 것은 이들의 꿈이 싹도 트기 전에 깨져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