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들이 북치고 장구치며 경기는 중반까지 시소게임. 용병들의 발걸음이 느려질 즈음 토종 선수들의 폭죽같은 3점슛이 터지며 승부는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올해로 7시즌째를 맞은 한국프로농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용병들이 아무리 뛰어난 기량으로 분위기를 좌지우지해도 감히 넘볼 수 없는 토종들만의 성역이 바로 3점슛. 97년 이후 지난 시즌까지 단 한번도 외국인 선수가 이 부문 1위에 오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들어 3점슛 부문에서 용병들이 토종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그 선두 주자는 데이비드 잭슨(TG 엑써스)과 에릭 이버츠(코리아텐더 푸르미·사진).
잭슨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3점슛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비교적 단신(1m92)인 잭슨은 골밑 돌파가 여의치 않을 경우 수비를 달고 3점슛 라인 밖으로 나온뒤 전광석화같이 던지는 외곽슛이 일품. 상대의 수비 타이밍을 뺐는 득점으로 존슨은 12일 현재 3점슛 부문 3위(경기당 평균 2.88개)에 올라 있다.
99∼2000시즌과 2001∼2002시즌 득점왕에 오르며 전천후 슈터로 각광받고 있는 이버츠도 평균 2.43개로 6위. 특히 잭슨과 이버츠는 소속팀이 상위권을 달리고 있고 몰아치기에 능해 용병 첫 3점슛왕 등극도 점쳐질 만큼 위협적이다.
TG 전창진감독은 “존슨이 연습때는 3점슛 성공률이 거의 80% 이상”이라며 “기본기가 탄탄해 슛이 아주 좋다”고 평가했다.
이에대해 역대 두 차례(99∼2000, 2000∼2001시즌) 3점슛 1위에 올랐던 조성원(LG 세이커스)의 수성의지도 대단하다. 경기당 평균 2.75개로 5위로 처져있는 조성원은 “초반 슛 감각은 좋았지만 매치업 상대가 너무 커 고전했다”며 “하루에 꾸준히 200개 정도 슛을 던지며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