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의 MVP는 가장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최고의 팀 공헌도를 보인 선수.
전미야구기자협회 소속 28명의 전문기자는 13일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27·텍사스 레인저스) 대신 미구엘 테하다(26·오클랜드 어슬레틱스·사진)의 손을 들어줬다. 테하다는 1위표 21표, 2위표 6표, 3위표 1표의 몰표를 얻어 총 356점을 획득했고 로드리게스는 1위표 5표에 그치며 254점에 머물렀다.
성적으로만 따지면 91년 세실 필더(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이후 11년만의 홈런 타점 2관왕 로드리게스(타율 0.300 57홈런 142타점)가 테하다(타율 0.308 34홈런 131타점)를 앞서는 게 사실.
하지만 테하다는 시즌 막판 기적같은 20연승을 이끌며 팀을 서부지구 정상에 올린 반면 로드리게스는 오클랜드에 무려 31경기나 뒤진 꼴찌팀 선수란 게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국인 도미니카의 대통령궁에서 MVP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테하다는 “꿈에도 생각못한 일이다. 나에게 투표권이 있었다 해도 로드리게스를 찍었을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도미나카 출신으로는 87년 조지 벨(토론토 블루제이스)과 98년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에 이은 3번째 MVP.
반면 10년간 2억5200만달러를 받는 최고액 선수 로드리게스는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부진한 팀 성적에 눈물을 흘렸다. 꼴찌팀 MVP는 87년 안드레 도슨(시카고 컵스)이 유일하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