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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리뷰]'웰컴 투 콜린우드', 유쾌한 좌충우돌

입력 | 2002-11-14 17:43:00

사진제공 미디어필림인터내셔날


‘웰컴 투 콜린우드’는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퇴락한 지역을 무대로 어중이떠중이들의 황당한 금고털이 행각을 그린 코미디 영화. 초반 30분 정도만 잘 따라가면 이들이 ‘작업’에 들어가는 시점부턴 끝까지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의 작은 마을 콜린우드. 죄수 코지모(루이스 구즈만)는 감옥동료로부터 거액을 털 ‘건수’를 전해듣고 애인 로잘린 (패트리샤 크락슨)에게 자신을 대신해 감방 생활을 할 사람을 구해오게 한다. 어영부영하다 여섯 명으로 늘어난 후보 중 페로 (샘 록웰)가 감옥에 들어가는데, 페로는 코지모를 속여 ‘건수’만 전해듣고 나온 뒤 일행에게 거액을 직접 털자고 제안한다. 이들은 금고털이 전문가 앤드워프 (조지 클루니)를 찾아가 기술을 전수 받고 ‘한탕’을 준비하지만 사건은 자꾸 꼬인다.

금고가 있는 고리대금업자의 집에 잠입하기 위해 페로가 하녀를 유혹하러 나섰다가 엉뚱하게 사랑에 빠지고, ‘거사’의 날에 일당 중 하나는 팔이 부러지는 등 황당한 상황들이 꼬리를 물고 벌어져도 억지스럽지 않다. 천신만고 끝에 고리대금업자의 집에 잠입한 이들이 어마어마한 장비로 벽을 뚫은 뒤 맞닥뜨린 상황은 웃지 않곤 못배긴다.

조지 클루니는 거의 카메오 수준으로 잠깐 얼굴을 비추는 대신 루이스 구즈만, 마이클 제터, 윌리엄 메이시 등 많은 영화에서 조연으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 전면에 나섰다. 모두 좋은 연기를 보여주지만 일당 중 두목급인 샘 록웰의 연기가 돋보인다.

얼떨결에 금고털이에 나선 이들이 돈이 필요한 이유도 대단한 게 아니다. 기껏해야 죽은 부인 무덤에 예쁜 천사 비석을 세우거나 감옥에 간 아내의 보석금을 내는 것. 소박한 욕심 때문에 어마어마한 짓을 저지르는 이들을 시종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린 덕분에 토토의 마지막 대사도 흐뭇하게 다가온다.

“도둑질도, 돈도 다 헛된 거야. 돈은 있다가도 없어져. 하지만 내 옆에 있어줄 사람만 있다면 그게 행복이잖나”

조지 클루니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함께 만든 영화사 ‘섹션 에잇 프로덕션’의 창립작품. 앤서니 루소, 조이 루소 형제 감독이 연출했다. 원제 ‘Welcome to Collinwood’. 15세 이상 관람가. 22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