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값이 꼭지점을 지나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월에는 하락폭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도 위험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낮은 값에 삼성전자 주식를 샀다면 지금 팔아 이익을 챙기고, 12월 반도체값 하락과 주가 하락이 맞물리면 싼값에 주식을 살 기회”라고 말했다.
▽꺾이는 D램값〓아시아 현물시장에서 256메가 DDR D램 평균값은 11월4일 8.88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나 이후 꾸준히 떨어져 14일 8달러에 거래됐다.
DDR D램값 하락은 공급 증가, 최종수요 부진, PC 제조업체의 가격저항 등이 겹쳐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현재 DDR D램 공급을 크게 늘린 상태. 대만 업체들은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DDR D램의 비중을 10월 57%에서 11월 76%로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닉스반도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도 마찬가지. 반도체 시장에서 DDR D램의 출하 비중은 9월 49.8%에서 10월 57.2%로 늘어났다.
반면 미국의 컴퓨터 수요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동양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연말 PC소비가 늘지 않으면 비수기인 내년 1, 2월에는 D램 재고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PC업체들의 저항도 예상된다. 컴퓨터 제조비용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3·4분기까지 4∼6%였으나 최근 7%를 넘어섰다.
▽2003년은 여전히 긍정적〓내년 이후 D램 시장과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서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아시아 반도체 시장은 내년 23% 성장할 것”이라며 “덕분에 세계 반도체 시장도 내년 17%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내년에 세계 반도체업계에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도 삼성전자에는 좋은 소식.
▽단기차익 실현〓12월 반도체값 하락폭이 커지면 삼성전자 주가도 영향을 받기 쉽다. 내년 이후 전망은 좋지만 D램값 하락은 단기 악재인 셈.
30만원선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면 지금 팔아 이익을 챙기는 게 낫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원은 “12월 주가가 하락하면 내년 이후 밝은 전망을 기대하고 싼값에 주식을 사도 좋다”고 권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