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생이 친구들과 선생님이 자신을 괴롭혀 견딜 수 없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4일 낮 12시20분경 경기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임모씨(43) 집에서 임씨의 딸(12·Y초교 6년)이 2m 높이의 벽에 박힌 못에 목도리로 목을 맨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임양의 방에서는 친구와 교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죽어서도 평생 증오하고 나를 괴롭혔던 것처럼 해주겠다. 공부, 공부”라고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또 “사람 차별하는 세상, 불공평한 세상. 나는 학교 선생님과 애들한테 잘 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됐다.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은데 지금 집에 없다. 미안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학교 관계자는 “임양은 학업성적이 중간쯤이고 걸스카우트 활동을 활발히 하는 등 자살할 이유가 없었다”며 “가까운 친구들을 통해 정확한 자살 동기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양의 가족들도 “평소 성격이 밝은 아이였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서 내용으로 미뤄 임양이 친구들의 괴롭힘 등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자 이를 비관해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집단 괴롭힘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