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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이사람/前 충남도의회의장 이종수

입력 | 2002-11-15 18:08:00


“학적부에 일본 이름이 그대로 기재돼 있다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동문들이 적지 않았어요.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종수(李鍾洙·69) 전 충남도의회의장이 모교인 천안초등학교 동문들 가운데 일제 강점기 때 창씨개명으로 학적부 등에 일본 이름이 적혀있는 동문들의 본래 이름을 찾아주는데 발벗고 나섰다. 이를 위해 그는 추진위원회까지 구성해 위원장도 맡았다.

이름 되찾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이 위원장은 9일 열린 천안초등학교 총동창회(회장 김숙희·金淑喜 전 교육부장관)에서 ‘본 성명 찾기 선언문’이 채택되면서 본격적으로 이 일을 추진하게 됐다.

본래의 이름을 되찾아야 할 사람은 1941∼45년 이 학교를 졸업한 1294명 가운데 창씨개명을 한 1197명. 이들의 학적부에는 일본 이름과 빨간줄이 그어진 한국 이름이 모두 적혀있고 졸업대장에는 일본 이름만 기록돼 있다.

추진위는 이에 따라 학적부와 졸업대장의 일본 이름을 지우고 여백에 본 이름을 다시 적어넣을 계획이었으나 공문서를 함부로 고칠 수 없어 졸업장만 다시 발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추진위는 학교측이 동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졸업장을 다시 발급해 줄 경우 생존 인물들을 초청해 본래 이름이 적힌 새 졸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창씨개명된 이름을 되찾는 과정이 후학들에게 민족 정신을 일깨우는 계기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