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서울 도심빌딩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투자자가 국내 사무용 빌딩의 확실한 ‘큰 손’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에 따르면 1999년 1월∼2002년 6월 서울에서 거래된 사무용빌딩(연면적 기준)은 모두 153만6000평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44만5000평 규모로 1981년1월∼1998년 말 거래된 연평균 거래량(6만4000평)과 비교하면 약 7배 정도로 성장한 셈이다.
평균 거래 면적도 98년까지는 약 2800평이었으나 99년 이후에는 약 3800평으로 1000평 이상 늘었다.
이처럼 사무용빌딩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구조조정을 위해 대기업들이 빌딩 매물을 쏟아낸 데다 정부가 98년 4월 이후 토지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면서 외국투자자들이 대거 한국 시장에 진출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999년 1월∼2002년 6월 외국투자자들이 사들인 사무용 빌딩은 모두 37만4000평으로 전체의 24.3%를 차지했다.
특히 여의도와 마포에서는 이 기간 거래된 빌딩 13만7000평 가운데 절반이 넘는 7만1000평을 외국인들이 매입했다.
또 광화문과 종로 등 도심에서도 전체 거래(43만1000평)의 절반 정도(19만1000평·44.3%)가 외국투자자의 손에 의해 이뤄졌다.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의 변재현 연구위원은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로 안정적으로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사무용 빌딩을 찾는 국내외 투자자 수요와 함께 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편입하려는 매입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며 “사무용 빌딩 시장은 앞으로 2∼3년간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