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발발할 경우 한국이 부담해야 할 전비(戰費)는 최소 5억달러, 최고 1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 국방연구원(KIDA)의 성채기(成彩基) 연구위원은 최근 ‘이라크전과 한국경제’라는 논문에서 미국이 대 이라크전에 투입할 ‘순수 전비’는 전쟁 양상에 따라 280억∼700억달러 규모라고 추산했다. 그는 “여기에 전후(戰後) 점령 및 평화유지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전비는 400억∼1000억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는 90년 걸프전의 610억달러,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쟁의 100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한국은 걸프전과 아프간전에서 전체 전비의 약 1%를 부담한 전례에 따르면 이라크전에서는 순수 전비 분담금 2억8000만∼7억달러를 포함해 약 5억∼10억달러를 지출해야 될 것이라는 게 성 연구위원의 결론이다. 한국은 걸프전과 아프간전에 각각 5억, 1억달러를 부담했다.
성 연구위원은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전 주도에 대해 주요 우방, 동맹국들이 부정적이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미국이 과거 걸프전이나 아프간전 때처럼 대규모의 금전적, 물적, 인적 지원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전비 부담의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