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투자신탁운용에는 ‘펀드매니저’가 없다.
여기서 펀드매니저는 혼자서 주식 고르기, 사고 팔기, 투자자 상대하기 등 모든 것을 하던 과거 개념의 자산운용 전문가를 말한다.
대신 이 회사에서는 6개 분야의 전문가들이 역할을 나누어 맡아 모든 주식형 펀드를 함께 돌본다.
펀드전략가 3명은 펀드의 성격과 자산배분, 종목 구성의 큰 틀을 정한다. 2명의 자산배분가는 여러 펀드에 모인 돈을 주식에 얼마나 투자할지 결정한다.
15명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자신에게 할당된 돈으로 특정 종목을 사고 팔면서 섹터매니저(특정 업종 애널리스트)도 담당한다.
섹터매니저는 업종별로 포트폴리오매니저가 사고 팔 매수종목 리스트를 결정한다. 포트폴리오매니저의 주문을 체결시키는 것은 전문트레이더 5명의 몫이다.
주식을 사고 파는 사람을 펀드매니저로 본다면 포트폴리오매니저가 가장 가깝다. 그러나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주식형 펀드에 들어온 자금 가운데 일부를 운용할 뿐 직접 개별 펀드를 책임지지 않는다. 개별 펀드 관리는 5명의 펀드관리자가 맡는다.
이 같은 치밀한 시스템은 ‘바이코리아’ 열풍과 후유증을 겪으면서 드러난 펀드 운용의 문제를 치유하기 위해 지난해 1월 도입된 것.
‘스타 펀드매니저’시대에는 펀드매니저가 잡무에 시간을 빼앗기고 종목 선정과 매매를 자의적으로 할 여지가 많았으며 부정한 사고도 많이 터졌다.
성금성 운용본부장은 “당시는 운용사가 개개 펀드매니저의 연립정부에 불과해 스타 펀드매니저의 투자철학만 있고 회사의 철학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새 시스템은 많은 변화를 낳았다. 포트폴리오매니저는 권한을 많이 잃었지만 주식 매매에만 전념할 수 있다. 전에는 펀드매니저에 따라 동종 펀드의 수익률이 제각각이었지만 이제는 동종 펀드 수익률이 거의 같다.
회사는 매니저들의 운용실적을 정밀하게 평가해 경쟁시키고 기대에 못 미치면 과감히 퇴출시킨다.
18일 현재 이 회사의 주식형 펀드 1년 수익률은 21.28%로 40개 투신운용 및 자산운용사 가운데 8위를 달리고 있다.
주식형 펀드 1년 수익률 상위 10개 운용사 (단위:억원,%)운용사설정액펀드수6개월9개월1년주식펀드전체평균143,836525-18.37-6.7616.83프랭클린템플턴투신6,8018-22.58-4.5034.65미래에셋자산4,8215-16.61-3.6125.70마이다스에셋자산3,1745-14.79-3.6822.88대신투신1,6546-18.00-4.5922.30한화투신1,7866-16.36-4.1221.75LG투신7,40825-17.98-6.2921.61미래투신8673-18.82-5.0421.59현대투신27,46598-18.09-3.8721.28SK투신1,1793-18.57-7.4320.11교보투신1,0637-18.49-6.7819.60주식편입비 70% 이상 설정액 50억원 이상인 펀드들의 회사별 평균 수익률. 자료:한국펀드평가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