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흐림→먹구름→?’
‘러브샷’ ‘폭탄주’로 상징되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통령 후보간의 단일화 분위기가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양측은 19일 공식적으로는 상대방의 책임을 거론하며 단일화 무산의 수순을 밟았지만 물밑에서는 다각도의 접촉을 벌였다.
국민통합21은 이날 오전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 재협상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 노 후보측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여 한때 결렬을 위한 ‘최후통첩’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불러일으켰다.
김행(金杏) 대변인은 일일전략회의 직후 “민주당이 책임 회피와 사태 축소 의도를 갖고 있다”며 “민주당측이 여론조사 방식 유출자와 협상 책임자를 배제한 재협상단을 조속히 구성하지 않는 한 우리는 재협상팀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는 또 후보단일화의 기준으로 △전국적인 고른 지지 △중간층과 부동층의 지지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후보 △중도성향 유권자 및 제 정파의 지지 유도 가능성 △한나라당이 무서워하는 후보 등을 제시했다.
민주당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정 후보가 단일화에서 발을 빼는 것 같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4자연대 결성쪽으로 정 후보가 분위기를 몰아가자 내심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여론조사방식이 언론에 공개된 뒤 첫 여론조사가 오늘 문화일보·TN소프레스 조사였다”며 “그 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매우 유리하게 나왔는데 그러면 이것도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역선택’한 결과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양측이 다각도의 물밑접촉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다소 반전되기 시작했다. 민주당 신계륜(申溪輪) 후보비서실장이 국민통합21 민창기(閔昌基) 유세위원장과 만나 대화에 나섰고, 김상현(金相賢) 고문은 정 후보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외곽인사 접촉에 나섰다. 또 김원기(金元基) 단일화추진특위위원장도 국민통합21 이철(李哲) 전 후보단일화추진단장과 직간접으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타결의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