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해찬 후보단일화추진단장(왼쪽)과 국민통합21 이철 조직위원장이 19일 각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후보단일화 방안 재협상 계획을 밝혔다. - 박경모기자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후보단일화추진단장과 이호웅(李浩雄) 의원, 국민통합21 이철(李哲) 전 후보단일화추진단장은 18일 밤 이 전 단장의 전격 사퇴 직후 밤 늦게까지 통음을 했다. 서울대 사회학과(이 단장-이 전 단장) 선후배이자 문리대 선후배간이기도 한 세 사람은 후보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고성을 주고받으며 싸웠던 일 등을 회상했다. 고통과 희망이 엇갈린 세 사람의 통음 장면이 상징하듯 19일 양 진영은 상대를 성토하면서도 협상의 끈을 놓아버리지 않고 이어갔다. ‘단일화하지 않으면 필패(必敗)’라는 공감대가 여전히 깔려 있음을 보여준 것이었다.》
▼민주당 이해찬 추진단장 "설문내용 변경 못한다"▼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후보단일화추진단장은 19일 자신의 사퇴를 요구한 국민통합21측에 “개인적으로 단일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통합21 협상창구인 이철(李哲) 후보단일화추진단장의 전격사퇴에 허탈해 하는 표정이었다.
-협상창구는 누가 되나.
“저쪽의 협상단이 사퇴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통로가 없는 상태다. 신계륜(申溪輪) 대통령후보비서실장에게 ‘저쪽 비서실장과 접촉해 공식통로를 개설해달라’고 말해놓은 상태다.”
-이철 단장이 왜 사퇴했다고 보나.
“우리에 대한 사퇴가 아니고 내부 강경파들에 대한 사퇴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저쪽에서는 재협상의 의지가 없다고 하는데….
“18일 오전 이철 전 단장을 만났을 때 이 전 단장이 여론조사 시점과 조사기관 수를 얘기하더라. 그래서 ‘생각해보고 답변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후 5시반 ‘두 가지 문제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답변을 줬다. 그런데 전격 사퇴했다. 이해할 수 없다.”
-왜 정 후보측이 재협상을 요구한다고 보나.
“협상을 마무리했을 때는 서로 자기들이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협상이 끝난 뒤 김원기(金元基) 고문에게 전화하자 김 고문도 ‘이렇게 해도 되느냐.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 공교롭게도 2, 3위가 바뀐 것 아니냐. 그래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본다.”
-설문내용을 바꿀 수는 없나.
“우리가 합의한 설문 내용에는 이미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다 포함돼 있다. 문안 정리도 그쪽에서 한 것 아니냐. 그것을 다시 재검토하자는 것은 안 된다. 이행하기 위해 합의를 한 것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통합21 이철 前추진단장 "조사 공정성 회복돼야"▼
후보단일화추진단장을 사퇴한 국민통합21 이철(李哲) 조직위원장은 19일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후보단일화추진단장을 만난 직후 “통합21이 18일 공개된 여론조사가 과거보다 나빠졌다는 이유로 단일화 합의사항을 수정하려한다고 민주당이 오해했지만 이젠 다 풀렸다”며 협상 재개 방침을 밝혔다.
-무엇이 문제였나.
“민주당은 통합21이 여론조사 결과가 전과 같지 않다는 이유로 이미 합의한 여론조사 문구 등 조사방식을 고치려 한다고 오해했다. 또 조사방식이 유출된 것을 문제삼자 우리측 협상단이 실추된 입지 회복을 위해 ‘오버’하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오해 풀렸으면 협상 재개하나.
“(이해찬 단장과의) 전화통화에서 (단일화 협상이) 파경에 이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해를 풀고 바로 협의에 들어가야 한다.”
-재협의 내용은….
“설문항목을 비밀에 부치기로 한 약속이 깨짐으로써 공정성이 훼손됐다. 공정성 회복 방식을 함께 논의하겠다. 우리는 설문문항을 고쳐야 한다고 요구한 적이 없다. 그런데 민주당측은 우리가 꿍꿍이 속이 있는 것으로 잘못 판단한 것 같다.”
-민창기(閔昌基) 유세위원장이 협상에 나서는데….
“절차 문제와 협상단 재구성 문제 등은 협의하지만 설문내용 등을 거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만나면 타결은 될 것이다. 시간이 급하고 많은 사람들이 재협상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설문내용 언론유출을 이유로 민주당 협상단 2명을 제외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민주당도 책임을 느껴야 하지만 협상단이라는 자리가 좋은 모양이다. 나는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입장에서 다시 협상단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한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