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탈당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 의원들이 19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모임을 갖고 후단협의 진로를 논의하고 있다. - 안철민기자
대선후보 단일화 정국 속에 표류하던 ‘4자 연대’ 구상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4자 연대는 민주당 탈당 의원들이 주축인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측, 자민련,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李漢東) 후보가 연대해 대선은 물론 2004년 총선까지 염두에 두고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게 기본 구상. 그동안 미온적이었던 정 후보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의 단일화 합의 직후 지지율이 노 후보에게 역전된 것으로 나타나자 ‘잠재적 우군’인 후단협쪽으로 눈길을 돌림으로써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현재 이들의 1차 목표는 교섭단체 구성이다.
19일 후단협 최명헌(崔明憲) 회장에 따르면 현재까지 교섭단체 구성에 참여 서명한 의원은 이한동 후보를 포함해 17명이며 여기에 정 후보가 참여할 예정이어서 18명이 확보된 상태다. 최 회장은 “자민련도 금명간 참여를 할 것이며 민국당 강숙자(姜淑子) 의원도 들어올 것”이라며 “교섭단체 구성은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가지 걸림돌은 있다. 후단협은 사실상 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혀왔고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반창(反昌) 비노(非盧)’ 성격의 통합신당 결성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한동 후보는 이날 “교섭단체 구성과 특정후보지지는 별개의 정치적 문제”라며 교섭단체가 정 후보 지지로 흐를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후보가 전날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단언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자민련도 지역구 5명, 전국구 5명 가운데 한나라당 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지역구 의원 일부가 정 후보 지지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송광호(宋光浩) 의원 등 지역구 의원 3명가량은 자민련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이날 정 후보와 후단협이 교섭단체 구성에 합의한 사실을 사후 통보받은 것에 대해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정 후보와 후단협이 교섭단체 구성에 합의한 만큼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교섭단체 구성을 강행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송광호(宋光浩) 의원 등 지역구 의원 3명가량은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한편 교섭단체가 구성되면 이인제(李仁濟) 의원 등 민주당 내 반노(反盧) 세력들이 탈당해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