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으로 용기와 힘을 준 어머니의 사랑이 있어 이런 큰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삼성복지재단(이사장 이수빈·李洙彬)이 주는 삼성효행상의 효행대상 수상자로 20일 결정된 김은혜(金恩惠·44·여·경기 평택시 죽백동·사진)씨. 비록 자신의 꽃다운 청춘을 가족의 병 치레에 바쳤지만 수상의 영예를 말하는 소감 맨 앞에 가족의 이름을 꺼냈다.
김씨는 중학교 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생계를 잇기 위해 행상에 나선 어머니를 대신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언니와 오빠를 30년 가까이 돌보고 있다. 사춘기 소녀로서 감당하기 힘들 때도 있었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과 의무감은 버릴 수 없었다.
“약혼자의 집에서 정신질환이 유전될 수 있다며 파혼을 통보해 왔을 때 가족이 모두 귀찮다는 생각도 했지요. 그러나 내가 희생해 온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큰 기쁨이라고 생각을 바로잡았죠.”
김씨는 결혼도 포기한 채 10여년 전부터 중병에 걸린 어머니 등 온 가족을 극진한 효심으로 돌보고 있다. 5년 전부터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직장에서도 업무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몇 년 뒤 직장을 그만두면 길거리에서 고통받는 병자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복지재단은 1975년부터 부모에게 효도하고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친근한 이웃을 매년 발굴해 상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326명의 효행자에게 포상했다. 시상식은 12월 10일 오전 10시 호암아트홀. 02-750-7842
제27회 삼성효행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효행상〓김선녀(金善女·63·여) 황인화(黃仁花·57·여) △경로상〓문재진(文在鎭·45) 권영수(權寧守·49) △특별부문 특별상〓김언중(金彦中·39) △특별부문 청소년상〓신정우(辛情宇·18·신광여고3년) 이강순(李康瞬·14·단밀중2년) 김연경(金姸暻·18·영훈고3년) 김다미(金多美·16·보성여고1년) 정상미(鄭相美·18·함양고3년) 곽영훈(郭英勳·17·삼성고2년)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