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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순례]동국대학교, 첨단대학으로 변신

입력 | 2002-11-20 18:32:00

과학기술부에 의해 99년 기초과학분야 우수연구센터로 선정된 양자기능 반도체 연구소에서 대학원 학생들이 반도체성분분석기(SIMS)를 사용해 실험을 하고 있다. - 원대연기자


《동국대의 첫 인상은 ‘전통’이다. 불교, 문학, 연극영화 등 인문 분야에서는 이미 타 대학이 넘보기 힘든 전통을 쌓았다. 동국대는 지금 ‘미래’를 향해 변신하고 있다. 최근 케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는 ‘과학기술 동국’ ‘의학 동국’ ‘영상정보통신 동국’등 각종 발전계획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동국대학은 2006년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2010년까지 국내 상위 5위권 이내에 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통과 미래를 결합하려는 동국대의 청사진을 들여다 본다.》

▽ 명실상부한 종합 대학으로 도약한다〓동국대는 90년대 중반부터 기존의 인문학 중심 학문체계를 과학과 의학 등 21세기형 학문으로 전환했다. 의대와 공대, 정보산업대학 육성에 예산의 대부분을 투자했다. 일산 캠퍼스와 병원 등 첨단 교육, 의료단지 조성도 병행됐다. 1995년 이후 교수진의 40%가 30∼40대의 젊은 학자로 충원된 것도 이를 위한 포석.

대학 규모도 커졌다. 1994년 당시 서울캠퍼스에 10개 단과대학, 7개 대학원, 경주캠퍼스에 7개 단과대학, 1개 대학원 등 총 재학생 수가 2만1000여명이었던 것이 현재는단과대 2개, 대학원 2개가 늘어났다. 또 영상정보통신전문대학원과 불교문화대학원, LA 동국로얄한의대 등이 추가돼 학생수가 2만5000여명으로 ‘매머드’화 됐다.

동국대는 전통적으로 의학부문에 투자를 집중해왔다. 83년 경주캠퍼스 한의대와 의대 출범 이후 포항병원, 경주병원, 분당한방병원, 강남한방병원이 잇따라 설립됐다. 동국대는 9월 완공돼 내년 하반기 개원 예정인 경기 일산의 의과대·한의대 부속 불교병원으로 ‘의학동국’의 큰 틀을 완성한다는 구상. 불교병원은 연면적 2만7000평에 지하 2층, 지상 12층에 1000병상 규모. 이 병원은 성인병과 노인병 전문 클리닉 종합건강센터와 함께 환자중심의 의료복지 및 진료체제를 갖춘 국제의학전산망도 갖추게 된다.

91년 세계대학학술전산망(BITNET)을 개통하면서 정보화대학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동국대는 98년부터 4년 연속 정보통신부가 선정하는 정보통신 우수시범학교로 지정됐으며 그 동안 축적된 정보화 성과와 노하우는 영상정보통신전문 대학원의 신설로 이어졌다.

동국대는 과학기술부에 의해 기초과학연구센터(SRC) 분야와 공학연구센터(ERC) 분야에서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2002년 공학교육인증 대학으로 인정받는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앞으로 일산 병원 옆 부지에 과학, 공학 및 의학연구단지 3개의 산학협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학교와 기업체의 연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실력 갖춘 인재 양성〓동국대는 학교가 학생의 실력을 보증하는 ‘참사랑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졸업 예정자 가운데 희망자를 선발,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과정 이수자에게 인증서를 내준다. 인증서를 받으려면 인성교육과정에서 80점 이상, 40시간 이상 사회봉사활동, 영어성적 토익 800점 이상(또는 토플 600점 이상, G-TELP 2급 이상), 컴퓨터교육원 시험성적이 80점을 넘어야 한다. 여기에 국가 또는 전문기관에서 인정하는 자격증을 1개 이상 취득해야 한다. 그야말로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인재’인 셈. 이 과정을 통해 해마다 50∼100명이 배출되고 있으며 100% 취업하고 있다.

학생들의 해외 교류도 활발하다. 올해 여름 방학기간에만 ‘참사람봉사단’, 해외자매대학 어학연수, ‘동국 해외 탐방’ 등의 프로그램으로 300여명의 학생들이 해외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참사람봉사단’ 학생들은 중국 요녕성 심양에서 15일간 해외 동포 청소년들에게 한글과 컴퓨터, 한국사, 태권도, 사물놀이 등을 가르쳤다.

특히 해외 견문 확대와 수준 높은 현장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의 해외 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150명이 50개 팀을 이뤄 해외에 다녀왔다. 학생들은 전공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탐방 및 연구활동 계획서를 제출한 뒤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됐다.

▽예술 분야 선도〓동국대는 특히 문학과 연극 영화 등 예술 부문에서 많은 업적을 쌓아왔다. 동국대가 배출한 문인수만 400여명. 만해 한용운을 비롯해 신석정, 서정주, 조지훈, 신경림, 문정희 등의 시인과 ‘태백산맥’의 조정래, ‘장길산’의 황석영 등의 소설가가 모두 동국대 출신이다.

1960년 시작된 연극영화과는 1987년 단과대학으로 예술대가 출범하면서 연극·영화영상학부로 그 체제가 바뀌었다. 동국대 특화 분야인 멀티미디어컨텐츠 제작에서 기반 인프라 역할도 하고 있는 영화영상과정은 기획·연출, 시나리오, 제작기술, 디지털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다. 임권택 감독이 겸임교수로 있다.

‘난타’ 연출자 전훈, 서울시립뮤지컬 단장 이종훈, 영화 ‘파이란’ ‘집으로’ 등을 제작한 영화사 (주)튜브 픽쳐스 대표 황우현,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의 감독 박영훈과 배우 한석규 박신양 김혜수 이정재 등이 동국대 출신이다.

▼정시모집▼

2155명을 뽑는 서울캠퍼스는 ‘가’‘나’‘다’군을 분할 모집한다. ‘가’군의 경우 수능 점수로 100%(제2외국어 제외) 선발한다. 농어촌, 취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은 ‘가’군에서 모집한다.

‘나’군은 주간 인문계(사범계제외)가 ‘학생부 40%+수능 57%+논술 3%’를 적용한다. 주간 자연계(사범계 제외), 야간 인문·자연계는 모두 ‘학생부 40%+수능 60%’를 기준으로 선발한다. ‘다’군은 수능성적 100%로 선발한다. 단, ‘가’ ‘다’군 모두 연극전공 실기선택자는 별도 전형비율이 적용된다. ‘다’군을 제외하고는 모집단위별 가중치가 없다. ‘가’‘나’군은 인문·자연계열간 교차지원을 허용하되 이과대, 공과대, 수학교육과는 수능 자연계열 응시자만 지원 가능하고 ‘다’군은 교차지원 할 수 없다.

1649명을 모집하는 경주캠퍼스의 경우 ‘가’군은 수능 100%, ‘다’군은 ‘학생부 40%+수능 60%’를 적용한다. 단 사범계와 국악과, 미술학부는 별도 전형비율을 기준으로 한다.

원서접수는 100% 인터넷으로만 한다. 또 서울 캠퍼스의 경우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문예창작학과를 제외한 모든 모집단위에서 면접이 없다.

서울과 경주 캠퍼스 모두 12월10일 오전 9시부터 13일 오후 5시까지(www.uway,com, www.apply114.com, www.dongguk.edu) 접수한다. 자세한 사항은 입학상담실(서울캠퍼스:02-2260-3031∼4, 경주캠퍼스: 054-770-2031∼4)로 문의하면 된다.

▼송석구 동국대총장 인터뷰▼

송석구 총장

동국대 송석구(宋錫球) 총장은 스스로를 ‘CEO(최고경영자)’로 부른다. 대학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험한 환경을 버텨내는 기업 이상의 경영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학생들이 21세기 무한경쟁을 헤쳐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학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대학 발전전략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동국대는 전통적으로 불교와 문학, 철학 등 인문학 분야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러한 전통의 동국대를 21세기형 첨단 과학대학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꾸준히 우수 인력을 초빙하고 첨단 시설 및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과 멀티미디어 분야에의 신규투자를 통해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부한다.”

-인문 분야에서 동국대가 갖고 있는 강점과 첨단 정보 인프라를 연계하려는 시도를 할만한데….

“영어와 창작 등을 인터넷으로 배우고 학점을 딸 수 있도록 한 ‘사이버 강좌’가 그 같은 맥락이다. 창작 강좌의 경우 국문학과와 멀티미디어 관련학과가 머리를 맞대 새롭고 독창적인 교육 과정을 만들어냈다. 98년 여름 계절학기부터 첫 사이버 강좌를 시작한 이래 지금은 강좌 수가 10여개로 늘어나는 등 질과 양에서 큰 발전이 있었다. 또 본교 학생들 뿐만 아니라 타대학 학생과 일반인들에게도 이러한 원격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요즘 각 대학들이 졸업생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영어와 전문 지식 습득만을 너무 강조하는 것은 아닌지….

“취업률도 물론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올바른 인격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대학은 학생들이 전문성과 영어 능력 등을 갖추도록 최대한 여건을 마련하는 한편 올바른 인격 형성 부분도 강조하고 있다. 긍정적이고 남을 위해 봉사할 줄 아는 사람이 동국대가 지향하는 학생의 모습이다. 이를 위해 교양 과목에서 불교 과목을 강화하고, 참사랑 인증제, 참사랑 봉사단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남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에 대한 다양한 해외교류 활동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국제화, 세계화의 키워드는 보편적 사고다. 보편적 사고는 자기 자신의 편협한 사고의 장벽과 생활 습관을 극복하고, 자신의 우상을 파괴할 때 가능하다. 이렇게 하려면 먼저 타인을 만나고, 타인의 실체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겨야 한다. 해외교류 활동의 취지는 학생들에게 ‘우물 안을 벗어나라’는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해외 교류 활동을 계속 권장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