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들의 기도문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부디….
얼어 죽을 만큼 춥게 하소서.
그래서 너무 추워 세상의 모든
닭살 커플들
밖에 절대 싸돌아다니지 못하게 하소서.
추워도 옷 꾸역꾸역 끼어입고 기어나오는 커플들이 있을지 모르니
지하철 버스 택시 싸그리
파업하게 하소서.
그래서 오도가도 못하게 하소서.
그래도 서로 연락하려는 커플들이 있을지 모르니
휴대전화, 집전화 다 불통되게 하소서.
그래서 안절부절 못하게 하소서.
자가용 커플들이 있으니
일주일 전부터 물가가
100배 정도 뛰게 하소서.
그래서 6000원 하던 커피 한 잔이
60만원 하게 하소서.
돈 많은 커플들이 있으니
오후 7시를 기점으로 교회를 제외한
시내 모든 점포 정전되게 하소서.
그래서 카페 술집 나이트클럽
음식점 극장 다 컴컴하게 하소서.
그래도 싸돌아 다니는 커플이
있을지 모르니
만나면 사소한 걸로도 머리 터질만큼
싸우게 하소서.
그래서 집에 그냥 들어가게 하소서.
그리고….
올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눈 내리지 마소서.
눈마저 내리면 내 눈엔 피눈물 납니다.
올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낮에 TV에서 자다가도 벌떡 깰만큼
재미난 것만 하게 하소서.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했던 거
또 방송하면 안됩니다.
올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잠 많이 자게 하소서.
오후 7시부터 스르르 잠들어
중간에 깨지 않고
다음날 아침까지
논스톱으로 잠들게 하소서.
차라리 잠들어 있고 싶은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