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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맨체스터’가 맨체스터 먹여살린다

입력 | 2002-11-22 18:03:00


프로축구팀 때문에 한 도시의 경제가 활성화된다면 믿을 수 있을까. 팀마다 매년 수십억의 적자를 내고 있는 우리 현실에 비춰보면 불가능할 것 같지만 세계 유수의 팀들은 지역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878년 창단돼 100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잉글랜드의 전통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 팀은 지난해 1억4600만 파운드(2879억원)의 매출을 기록, 3200만파운드(631억원)의 순이익을 봤다.

구단의 수입원은 여러 가지다. 먼저 입장료. 홈경기 때면 6만7000석이 매번 매진된다. 입장권 가격은 25파운드(4만9000원). 또 홈구장 ‘올드트래포드’ 안에 지은 축구박물관 수입도 짭짤하다. 1인당 입장료가 8파운드50펜스(1만7000원)인데 매일 많을 땐 2000명, 적을 땐 수백명이 이곳을 찾는다는 것.

홈구장 옆 ‘메가스토어’에선 각종 상품을 판매한다.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등번호 7번이 들어간 열쇠고리 등 스타플레이어를 이용한 상품은 물론 각종 유니폼, 축구공 등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이 진열돼 있다.

스폰서십 계약에 따라 나이키로부터 받는 돈도 한 해 3억300만파운드(5975억원). 이런 식으로 계약을 맺은 기업이 10개나 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PR 담당자 패디 하버슨씨는 “외국팀과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열릴 때면 시내 호텔에 빈방이 없을 정도로 외지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말했다. 연간 올드트패포드를 찾는 축구팬은 200만여명. 이 가운데 10% 이상이 외국인이다. 이렇게 규모가 크다보니 축구단 정식 직원만도 500명이 넘는다.

맨체스터(잉글랜드)〓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한국축구 발전… 선수 영입 계획은 없어”…맨체스터 퍼거슨 감독

“한국축구는 놀랄 만큼 발전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한국 선수엔 관심이 없다.”

잉글랜드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61·사진)은 22일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 7개국 언론 초청 기자회견에서 “2002월드컵 때 한국팀이 보여준 모습은 놀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거스 히딩크라는 명감독을 선임한뒤 1년이 넘도록 함께 훈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이 모두 월드컵에만 매달리는 바람에 K리그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은 측면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퍼거슨 감독은 “한국축구에 대해선 20여년 전 차범근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뛸 때부터 알고 있었다. 당시 차범근은 체격도 좋았고 빨랐다. 또 언제나 뛸 자세가 돼 있었다.아주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국축구가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아직 한국선수를 영입할 계획은 없다. 아시아 선수들은 유럽축구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