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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내 몸속의 ‘건강 신호등’ Lymph(림프)

입력 | 2002-11-24 17:27:00


“목에 멍울이 잡혀요.”

최근 목감기 환자가 늘면서 목이 붓는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림프절이 부은 것으로 사람들은 흔히 ‘임파선이 부었다’고 말한다. ‘임파’는 영어 림프(lymph)의 일본식 표기.

연세이비인후과 김태형 원장은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가 부어서 찾아오는 환자는 먼저 암이 아닌지 걱정을 많이 한다”며 “신체의 면역 기능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며 대부분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염창환 과장은 “감기나 피로 때문에 생긴 멍울은 1∼2주가 지나면 자연히 가라앉게 된다”며 “진통제나 항생제 등을 먹으면 증세가 호전되지만 부기가 오래 지속될 때는 다른 병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림프계〓몸 속에 균이 침투했을 때 하나하나 검사해 어떤 균인지 알아내고 없애는 검문초소 역할의 ‘림프절’, 림프절들을 이어주는 도로 역할의 ‘림프관’, 세균과 전투를 벌이는 군인 역할의 ‘림프구’로 구성된다.

림프관은 혈관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혈관보다는 가늘고 투명하다. 혈관과 마찬가지로 몸 속 곳곳에 뻗어 있다.

림프관을 통해 림프구 외에도 우리 몸 속의 체액(림프액)이 하루 2∼3ℓ 이동한다. 체액은 단백질, 지방, 다양한 세포(암세포 세균 바이러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림프관은 몸 속 혈관과도 연결돼 있어 체액이 심장으로도 이동한다.

인체엔 림프절이 500∼1500개 있으며 특히 겨드랑이 사타구니 유방 목 부위에 많다. 림프절은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작은 것에서 콩알만한 것까지 다양하다. 사람 몸 속에 있는 림프절을 다 모으면 주먹만한 크기로 무게는 200∼300g 정도다.

림프구는 항체를 만드는 B세포와 직접 균과 대결하는 T세포가 있다. 림프구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것이 바로 ‘면역결핍증’이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T세포를 파괴해 T세포의 기능을 못하게 한다.

▽멍울〓림프절에 염증이 생겨 1∼2㎝ 정도 커진 것으로 림프절에서 각종 균들과 림프구가 전투를 벌여 생긴 후유증이다.

기관지를 통해 감기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면역세포나 백혈구들이 바이러스를 잡아 얼굴이나 기관지 주위의 림프관으로 보낸다. 잡힌 바이러스는 목 부위의 림프절에서 죽기 때문에 주로 이곳이 많이 붓는다. 때론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림프절이 붓기도 한다.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서만 림프절이 붓는다면 팔 다리에 진드기 쓰쓰가무시 옴 같은 곤충에 물린 자국이 없는지 확인한다.

림프절이 △한 달이 지났는데도 없어지지 않거나 △만졌을 때 말랑하지 않고 딱딱하고 △움직이지 않고 고정돼 있거나 △모양이 길쭉하거나 △며칠 사이에 갑자기 커질 때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림프암, 림프결핵, 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암 등 심각한 질병의 위험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빗장뼈(쇄골) 위에 림프절이 손으로 만져질 때는 처음부터 정밀검사를 받아야 된다.

▽림프부종〓여러 원인으로 림프절이나 림프관이 손상 받아 하수관이 막힌 것처럼 체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그 부위가 부어오른 것을 말한다.

선천적으로 △림프관의 크기가 작고 수가 적거나 △구조에 이상이 있거나 △림프절이 딱딱히 굳을 때 생긴다. 후천적으로는 유방암이나 자궁암 환자가 수술 뒤 또는 방사선 치료 뒤에 팔이나 다리에 잘 생기며 암이 재발할 때도 생긴다.

전체 림프부종 환자 중 95%는 여자이며 다리 부종이 60∼70%로 가장 많다. 그러나 최근 팔 부종도 늘고 있다.

외국 논문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가 겨드랑이 림프절까지 제거한 경우 22%에서 부종이 생기고 방사선 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는 44%에서 림프부종이 생긴다.

림프부종은 손가락으로 피부를 눌렀을 때 쑥 들어가 원상태로 되돌아오지 않거나, 림프절 손상 부위가 딱딱해져 피부를 눌러도 들어가지 않거나,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등 증세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림프부종은 수술 뒤 무리하게 수술 부위를 많이 움직일 경우에도 잘 생기고 특히 뚱뚱한 사람에게 잘 생긴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림프부종?…가장 확실한 치료는 마사지▼

림프부종이 생겼을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림프 마사지. 림프 마사지는 1932년 덴마크의 물리치료사인 에밀 보더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방법이다. 대부분의 선진국 병원에서 이를 실시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선 한시간 정도 걸리는 림프 마사지가 국민건강보험공단로부터 의료수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다. 대신 병원에선 고무로 만든 튜브모양에 공기를 집어넣어 압력으로 짜내는 ‘림프압력기’를 사용하고 있으나 근본적이 치료가 못된다.

림프 마사지는 부종이 없는 정상부위부터 마사지를 시작해 부종이 있는 부위로 내려가는 방법이다. 부종이 없는 정상부위 림프절이나 림프관에 있는 림프액을 마사지를 통해 완전히 비워버리고 부어있는 림프절 부위에 림프액을 정상 부위로 밀어내는 것이다.

즉 오른쪽 유방을 수술한 환자가 오른쪽 팔에 부종이 생기면 그 부종이 있는 림프액을 마사지를 통해 왼쪽 겨드랑이 부위 림프절이나 오른쪽 사타구니 림프절로 이동시킨다.

림프부종의 치료는 림프 마사지, 압박치료, 운동, 피부관리, 약물요법 등 복합적으로 하며 치료 효과는 70% 이상이다. 약물요법으로는 비타민제제인 C나 ‘엔테론’ 등이 사용된다.

환자는 삼성서울병원(02-3410-2183)이나 일산병원(031-900-0740)의 림프부종클리닉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도움말〓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염창환 과장)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오른쪽 다리 부위 림프부종 마사지▼

◀ 1단계 ▶ 2단계

-1단계:정상적인 부위를 마사지한다.

복식 호흡을 10회 정도 실시한다. 그 다음 그림의 순서에 맞게 마사지를 하면 된다. 1번은 쇄골 윗부분을 가볍게 10회 정도 문지른다. 2∼5번은 손가락으로 가볍게 쓸어담듯이 순서대로 왼쪽 사타구니 림프절을 향해 배에 있는 림프액을 이동시킨다. 6∼9번도 마찬가지로 손가락을 이용하여 가볍게 쓸어담듯이 순서대로 오른쪽 겨드랑이 림프절을 향해 가슴과 복부에 있는 림프액을 이동시킨다.

-2단계:부종 부위를 마사지한다.

손바닥을 이용해 1번과 2번 부위의 부종을 이미 막혀있는 사타구니 림프절을 피해 엉덩이나 배를 향해 가볍게 쓸어담는다. 3번은 무릎 뒤쪽에 있는 림프절을 손가락을 이용해 문지른다. 4∼6번은 발에 있는 부종을 허벅지 부위로 이동시킨다. 7번은 발등에 있는 부종을 발목 위로 이동시킨다. 끝으로 발등부터 허벅지까지 한번에 쓸어담듯이 마사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