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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본보-KRC]盧, 수도권-PK서 약진

입력 | 2002-11-26 01:20:00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된 이후 처음 실시한 25일 본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후보단일화 효과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14일 조사에서 노 후보(단일후보로 가정한 경우)를 8.2%포인트 차로 앞섰으나, 단일화 TV토론 다음날인 23일 조사에서 오차범위 이내의 근소한 차로 역전당한 데 이어 25일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7%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동서분할구도 뚜렷〓지역별로 이 후보는 영남과 강원 제주지역에서 40% 이상의 지지도로 우위를 지켰으나, 수도권과 부산 경남 지역에서 노 후보가 약진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체적으로는 두 후보의 우세지역이 동(東)과 서(西)로 양분됐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경우 노 후보는 17일 조사 때까지 20%대 초반에 머물렀으나, 23일 조사에서 30.8%로 처음 30%대에 진입한 데 이어 25일 조사에서는 32.0%를 기록해 이 후보와의 격차를 더 줄였다.

반면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도는 56.4%(23일)→50.3%(25일)로 이틀 사이에 6.1%포인트 하락하는 등 영남지역의 지지기반이 조금씩 흔들리는 조짐이 나타났다. 대구 경북지역의 부동층은 24.8%로 크게 늘어났다.

충청지역은 노 후보가 5.1%포인트 앞선 가운데 접전양상이 계속됐다. 이 지역의 부동층 비율은 25.6%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수도권지역의 경우 노 후보는 서울에서 9.5%포인트, 인천 경기지역에서 11.6%포인트 차로 이 후보를 앞서는 등 격차를 더욱 벌렸다.

연령별로는 20∼40대에서는 노 후보가 앞섰고, 이 후보는 50대 이상에서만 노 후보를 앞서 세대간 분화현상도 뚜렷했다.

노 후보는 20대에서 53.8%로 이 후보(27.3%)를 2배 가까이 앞질렀고, 30대에서도 이 후보를 19.1%포인트 앞섰다. 40대에서는 노 후보가 2.8% 포인트 차로 이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고, 50대 이상에서는 이 후보가 노 후보를 16.8%포인트나 앞질렀다.

▽정몽준 지지표 어디로?〓단일화 이전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 지지자 중 절반가량(53.2%)은 단일화 성사 이후 노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일화 타결 직전인 23일 조사 결과와 비슷한 것으로 당시에는 정 후보 지지자 중 53.9%가 노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두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정 후보 지지자 10명 중 5명은 이번 대선에서 노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정 후보 지지자 중 ‘이회창 후보 지지’로 이탈하는 비율은 23.9%로 23일 조사(21.0%)에 비해 2.9%포인트 늘었다. 정 후보 지지자 중 16.0%는 부동층으로 바뀌었다.

한편 이 후보 지지자의 71.0%, 노 후보 지지자의 70.7%는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겠다’고 답변해 두 후보 지지층의 결속력은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지지이유 '李-자질, 盧-이미지' 꼽아▼

이번 여론조사 응답자들은 경제성장을 가져다 줄 후보로는 이회창 후보를 가장 많이 꼽았고 정치개혁과 사회통합, 복지향상 분야에서는 노무현 후보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정치개혁 및 부정부패 척결을 가장 잘 해결할 것 같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 34.1%가 노 후보를 꼽았고 이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는 29.9%였다.

이 후보는 ‘경제성장 및 안정을 가져다 줄 후보’ 항목에서 32.2%를 얻어 노 후보의 29.4%보다 많은 기대를 받았다.

지역갈등 극복 및 사회통합 분야에 대해서는 44.1%의 응답자가 노 후보라고 응답해 이 후보를 꼽은 21.2%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사회복지 수준을 가장 향상시킬 후보’로는 노 후보가 40.8%, 이 후보가 22.7%였다.

한편 ‘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이 후보 지지자의 35.2%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뛰어나서’라고 응답했고 ‘인상이나 이미지가 좋아서’(16.1%)와 ‘정책 공약이 마음에 들어서’(13.7%)의 순이었다.

노 후보 지지자는 30.1%가 ‘인상이나 이미지가 좋아서’라고 대답했고 22.2%는 ‘자질’을, 19.1%는 ‘정책과 공약’을 지지 이유로 꼽았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