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수십만 투자자가 치열한 승부를 겨루는 증시.
고도의 심리전까지 동원되는 복잡한 증시에서 기계가 사람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
‘기계가 어찌 감히!’라는 생각을 가질 법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최근 한국 증시에서는 ‘시스템 트레이딩’이 부쩍 유행을 타고 있다.
시스템 트레이딩이란 투자자가 일정한 프로그램을 입력해 놓으면 컴퓨터가 알아서 매매를 대신해 주는 방식. ‘어떤 종목이 3일 연속으로 시초가보다 종가가 높으면 무조건 매수’식으로 규칙을 정해놓고 그대로 따라간다.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원금의 5% 이하로 떨어지면 손절매 해야지’나 ‘장 초반 지수가 1% 이상 빠지면 매매를 중단해야지’라고 원칙을 정해도 실전에서는 이를 지키지 못할 때가 허다한 게 현실이다.
이런 나약한 인간의 마음을 대신해 컴퓨터가 늘 일정한 원칙을 지키도록 하는 게 시스템 트레이딩인 셈.
이런 기계적인 매매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은 증시에서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