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아이를 안은 엄마가 가습기를 고르고 있다./ 이훈구 기자
아파트는 밀폐되어 있어 겨울이면 난방으로 인해 실내 온도는 높아지고 습도는 낮아진다.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 인체가 적응이 어려워 면역력이 떨어지고, 건조해진 공기는 코 입 목 등 호흡기 점막을 마르게 해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급격히 감소시킨다. 따라서 감기나 편도염, 인후염 등의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특히 새로 지은 아파트의 경우, 마감재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성성분이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의 경우는 더욱더 주의해야 한다.
또 겨울에는 햇빛의 양도 줄고, 그늘이 많이 생겨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기 좋다. 거기에 춥다고 창문을 꽁꽁 닫아두면 환기가 안돼 먼지가 쌓이게 되는데 그 속에 집먼지진드기가 기생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코막힘, 재채기, 코와 눈 가려움증, 콧물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고 악화시킨다.
초겨울부터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아이도 아프지만 엄마도 고생이다. 청담서울이비인후과 정하원 원장의 도움말로 아파트에서 건강한 겨울나기 법을 알아본다.
▽적정습도 유지〓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타월이나 빨래를 실내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실내분수대나 수족관도 가습의 효과가 있다.
아이가 열이 나고 가래가 많은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때 가정에 상비된 해열제를 쓰면서 가습기를 사용하면 가래가 묽어지고 코막힘이 줄어 숨쉬기도 편해진다. 하지만 가습기 내부를 청결히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수증기를 통해 세균이 퍼져 나가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하루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고 깨끗하게 내부를 청소해야 한다.
가습기를 머리맡에 두고 가까이서 자는 것은 좋지 않다. 수분입자가 바로 호흡기로 들어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코와의 거리는 최소한 2∼3m 이상 돼야 한다. 또 가습기를 하루 종일 가동해 실내가 축축해지게 만드는 것도 좋지 않다. 잠자리에 들 때 중간 이하로 가습용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인체에 가장 좋은 실내 습도는 40∼60%다.
▽2∼3시간 간격 환기〓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 겨울철 건강 유지의 비결은 얼마나 환기를 잘하느냐에 달려 있다. 난방으로 혼탁해진 방 안 공기를 바깥의 신선한 공기로 자주 바꾸어 주어야 한다. 2∼3시간에 한 번씩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 신생아만 아니라면 가벼운 환기에는 아이도 적응할 수 있다.
▽녹색식물로 산소를 호흡하자〓아파트일수록 더욱더 녹색식물을 기르는 것이 좋다. 녹색식물은 산소를 배출해 공기를 맑게 해주고 수분을 내뿜는 천연가습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에는 알레르기 유발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충분한 수분섭취를〓수분을 많이 섭취한다. 너무 춥지 않게 미지근한 물로 어른의 경우 하루 6∼8잔, 아이들은 평소 마시던 양보다 약간 많게 마시는 것이 좋다.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일과 야채에는 수분과 함께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므로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감기 예방에도 좋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