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기억하는 ‘꿈의 전화번호’를 찾는 기업들의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삿짐센터 전화번호로 흔히 쓰이는 ‘2424’(이사이사), 배달업종의 ‘8282’(빨리빨리), 음식점의 ‘9292’(구이구이) 등은 고전에 속할 정도죠.
기업들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수신자 부담서비스인 ‘080’번호를 이용한 콜센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080’번호는 모두 합해 10, 11자리나 됩니다. 사람들이 한눈에 기억할 수 있는 숫자는 7자리 정도인데도 말이죠. 이 때문에 기업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LG생활건강은 탈모방지 제품 ‘모앤모아’를 내놓고 무료 탈모 상담을 해주는 ‘콜센터’를 마련했습니다. LG생활건강측은 제품 특징을 살려 콜센터 전화번호를 ‘080-582-8686’(모발이 발육발육)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KT와 데이콤 등을 수소문한 끝에 어렵사리 번호를 구해 이미 쓰고 있던 번호를 바꿨다고 하네요.
학습지업체인 대교는 ‘080-222-0909’(공부공부), LG정유 상품권 판매는 ‘080-5151-435’(오일오일 사세요) 등으로 전화번호에 뜻을 담고 있습니다.
화재보험 회사들은 서비스를 내세워 ‘7282’(처리빨리)나 ‘8572’(빠른처리) 등을 즐겨 씁니다. 우리홈쇼핑은 ‘080-220-5252’(우리우리)를 사용해 회사 이름을 부각시킵니다.
고객들이 잘 알고 있는 숫자도 자주 쓰입니다. LG홈쇼핑의 ‘080-414-4545’(홈쇼핑채널 45번), CJ홈쇼핑의 ‘080-939-3939’(홈쇼핑채널 39번) 등은 채널번호를 이용했습니다. 대한생명은 ‘080-630-6300’, ‘1588-6363’ 등으로 대한생명이 소유한 63빌딩을 뜻하는 ‘63’을 전화번호에 넣고 있습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