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에 최근 문을 연 대형 할인매장 주변의 교통체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이 할인매장에 대한 교통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할인매장은 상당구 옛 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 이달 19일 개장한 대형할인매장 ‘까르푸 청주점’.
개장 후 첫 주말인 23일과 24일 이 곳은 몰려든 쇼핑객들로 주변도로는 물론 인근 간선도로까지 짜증스런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청주경실련과 청주환경운동연합은 이에따라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교통문제 해소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할인매장의 운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교통영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관계 공무원에 대한 징계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지역 시민단체와 연계해 불매 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까르푸 개점과 교통영향평가 부실 논란〓까르푸 청주점은 지하 3층과 지상 8층으로 1, 2층과 지상 1층은 매장, 지상 2∼7층은 주차장으로 사용중이다. 청주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탓에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주차장을 연상할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각해지고 있다. 사직사거리에서 청주대교를 지나 도청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쇼핑객들의 차량과 뒤엉키면서 주차장처럼 변하기 일쑤.
심각한 교통체증이 계속되자 시민단체들은 도의 교통영향평가에 문제가 있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도는 “교통영향 심의 과정에서 대형할인매장이 들어서는 줄 몰랐다”며 “교통영향심의도 관련 규정에 따라 적합하게 심의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교통영향평가를 대행한 세종E&C가 올해 4월24일 도에 보낸 교통영향평가서에는 ‘까르푸’라는 용어가 2번이나 나와 ‘대형할인점 입주사실을 몰랐다’는 도의 주장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와 재래시장 상인 등 반발〓청주경실련은 26일 도에 공문을 보내 “교통영향평가 심의과정에서 대형할인매장의 입점 가능성을 제시했던 심의위원들을 제외시켰다”며 “특히 회의록도 남기지 않은채 승인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주경실련은 이에따라 도의 관계공무원을 징계하고 교통영향심의위원회 운영방식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가뜩이나 불황을 겪고 있는 재래시장 상인들도 까르푸 입점에 반발하고 있다.
청주시재래시장협의회(회장 이대원)은 “재래시장을 살리겠다며 30여억원을 들여 아케이드와 주차장을 설치한 것이 불과 5개월전인 올해 6월이었다”며 “재래시장 상인들이 도를 믿고 투자했다가 대형할인점 입주로 타격을 입은만큼 진위를 철저히 가려 관련 공무원들을 징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원종(李元鐘)지사는 26일 “교통영향평가 심의과정에 문제점을 제기하는 도민들이 많은 만큼 허가 과정을 철저히 감사해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뒤늦은 수습에 나섰다.
이에 대해 까르푸 청주점의 이영길부장은 “교통체증은 개장 초기의 문제일 뿐 시간이 지나면 차츰 완화될 것으로 본다”며 “규정에 따라 교통영향평가를 받은만큼 (시민단체의 요구사항인) 영업중단을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