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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일병은 자살" 국방부 특조단 최종결론

입력 | 2002-11-28 10:10:00


국방부 특별조사단은 28일 '허원근(許元根) 일병 사망사건'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의 타살 결론과 달리 허 일병은 자살한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는 의문사위가 9월 "허 일병은 84년 4월2일 오전 2∼4시 술에 취한 노모 중사가 오발한 총에 맞아 숨졌고 대대장이 자살로 보고 은폐했다"고 발표한 내용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특히 국방부 특조단은 의문사위가 강압 조사와 유도 심문으로 자살을 '타살'로 날조 조작했다고 주장해 의문사위가 강력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정수성(鄭壽星·육군중장) 특조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노 중사는 18년전 내무반에서 허 일병을 쏘지 않았고 제3자에 의한 타살도 없었다"면서 "허 일병은 중대장 전령 임무에 대한 중압감과 폭행과 가혹행위를 일삼는 중대장의 만행을 고발하기 위해 자신의 M16 소총으로 3발를 쏘아 자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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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특조단은 사고 당일 오전 9시반까지 중대본부 요원들의 일과는 정상적이었고 중대원들의 진술 기록을 정밀 분석한 결과 오전 10∼11시 사이에 3발의 총성이 들린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정 단장은 이어 "평소 내성적인 성격인 허 일병은 사고 며칠전 동료 부대원에게 자살 의사를 표명했다"면서 "당시 한 소대장의 일기에도 허 일병이 중대장의 만행을 고발하기 위해 자살을 선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특히 "의문사위가 9월초 총을 쐈다는 노 중사와 이를 목격했다는 전모 상병도 없이 조사관들만으로 현장검증을 실시했을 뿐 아니라 참고인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강압 조사와 진술조서 날조로 허위진술을 받아내는 등 중대한 과오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문사위 김준곤(金焌坤) 상임위원은 "신뢰할 수 없는 당시 군 수사를 특조단이 그대로 인정해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특조단이 무리한 방법을 동원, 관련자들의 진술을 번복하게 한 의심이 든다"고 반박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허원근 일병 사망사건 일지

▲1984년 4월 2일 = 허 일병, 가슴과 머리 등에 3발의 총을 맞고 사망.

▲2001년 1월13일 = 의문사진상규명위, 허 일병 의문사 조사 착수.

▲2002년 8월20일 = 의문사진상규명위, 허 일병이 술취한 중사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중간조사 결과 발표.

▲2002년 8월27일 = 국방부 특별조사단, 허 일병 사건 조사 착수.

▲2002년 9월10일 = 의문사진상규명위, 허 일병이 내무반과 폐유류고에서 총에 맞아 타살됐다고 최종 결론.

▲2002년10월29일 = 국방부 특별조사단 중간조사결과 발표 '사건 당시 내무반에서 `총기오발 사고 없었다' 발표.

▲2002년11월25일 = 국방부 특별조사단, 법의학 공개토론회 개최.

▲2002년11월27일 = 국방부 특별조사단, 허 일병 사건 현장 검증.

▲2002년11월28일 = 국방부 특별조사단 최종 조사결과발표, '허 일병 자살'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