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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한인옥-권양숙여사의 옷입기 전략

입력 | 2002-11-28 16:11:00

26일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 앞마당에서 열린 ‘사랑나눔 쌀, 김장 대축제’에 참가한 이회창 후보 부인 한인옥씨(왼쪽)와 노무현 후보 부인 권양숙씨. /신석교기자


《대통령후보 부인들이 유권자에게 자신의 긍정적 이미지를 심기 위해 구사하는 패션전략은 무엇일까. 패션관에서 엿볼 수 있는 각 후보 부인의 평소 기호, 사고방식, 생활의 규범은 어떤 것일까.

동아일보 위크엔드팀은 유력한 대통령후보 2인의 부인에게 패션과 쇼핑에 관련해 11개 항목에 걸쳐 서면으로 질문하고 답을 들었다. 15일 e메일로 발송한 질문에 대한 답은 노무현후보 부인 권양숙씨(20일), 이회창후보 부인 한인옥씨(22일) 순으로 도착했다. 정몽준후보의 부인 김영명씨도 당초 서면질의 대상자로서 답변을 보내왔지만 25일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이 후보단일화를 함에 따라 답변내용을 싣지 않았다.

비서진의 수정작업 끝에 완성되었을 한인옥 권양숙씨의 답변지는 공통적으로 경어체였다. 문장 중간에 말줄임표(…)를 넣는다든지 답변하기 거북한 항목에 ‘(웃음)’과 같은 지문을 만들어 구어체를 활용한 점도 눈에 띄었다. 뉘앙스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답변지 원문을 그대로 싣는다.》

●본보 위크엔드팀 서면 질의-답변

1. 좋아하는 의상 브랜드와 구두 브랜드는 무엇입니까.(브랜드를 밝힐 수 없으면 좋아하는 스타일을 써 주십시오.)

한인옥:옷이나 구두는 매일 입고 신는 것이잖아요, 한 번 사면 오래 두고 착용하는 품목이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브랜드를 선호하고 그 브랜드 제품만 고집한다기보다는 재질이라든지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것을 직접 입어보거나 신어보고 몸에 맞고 편안한 것을 선택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두고두고 후회하지 않고 잘 입을 수 있거든요. 장식이 적고, 디자인이 심플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권양숙:특정한 브랜드는 없고, 단정하고 깔끔한 양장스타일을 즐기는 편입니다. 구두의 경우 굽이 낮은 편안한 힐을 잘 신고요. 검정, 밤색, 감색 등 기본 스타일의 무난한 스타일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2. 시장, 백화점, 할인매장 등 시간이 있을 때 자주 찾았던 쇼핑 공간은? (‘롯데백화점 본점’, ‘동대문 밀리오레’ 처럼 특정 쇼핑 공간 이름을 밝혀 주십시오.)

한:물론 품목에 따라서 조금 다른데 먹을거리나 일상품을 살 때는 집 근처에 있는 재래시장을 아주 오래 전부터 이용하고 있습니다. 옷이나 신발 같은 경우에는 시장이나 백화점 세일 기간을 잘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질감이나 착용감이 좋은 물건들을 고를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권:세일기간에는 백화점에 가기도 하지만, 집에서 동대문이 가깝기 때문에 딸과 함께 동대문을 가곤 합니다. 아주 싸고 좋은 옷들이 많아요. 외국에서도 쇼핑하러들 온다고 하더라고요. 값도 싸고 질도 좋으니 일석이조인 것 같아요. 또 요즘은 상설할인 매장도 잘 되어 있어서 가끔 둘러보곤 합니다.

3. 후보 부인으로서 공식 석상에서 입는 의상에 상당히 신경이 쓰이실 것으로 압니다. ‘예비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의상과 구두 선택 기준은 각각 어떤 것인지요. (색상 디자인 등) 대선 캠페인에 나서기 전과 후에 패션 스타일에 변화가 있습니까?

한:남편의 정치 입문 후로 제 옷차림도 조금 달라졌다고 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공식석상에는 깔끔하고 밝은 색깔의 정장을 입게 되고 반면 봉사활동을 할 때는 편한 바지 캐주얼을 입게 됩니다. 본격 대선 캠페인이 시작되면 간편한 바지를 많이 입게 될 것 같고 날씨가 추워지니까 실외에서는 코트를 입게 되겠지요.

권:네. 공인의 입장이 되다보니 조심하고,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옷차림인 것 같고요. 잘 입기가 쉽지가 않아요. 또 행사 분위기나 모임의 성격에 따라 분위기를 달리하는 코디네이션이 중요해서 신경은 씁니다만, 번번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공식적인 행사 일정에는 정장에 머플러나 간단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줍니다.

4.대선 캠페인 기간에 의상 선택 관련, 조언을 주는 코디네이터가 있는지요. (있다면) 매일 코디네이터가 정해주는 의상을 입으시는지, 아니면 본인의 의사를 주장하는 편입니까?

한:따로 코디네이터를 두지 않고 제가 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경우에도 지금은 조언을 해주시는 분이 따로 계시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가 챙겨드렸고요. 그래도 가끔씩 칭찬을 듣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대학 때 가정과에서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잡지나 텔레비전을 통해 얻은 정보들이나 방송이나 언론에서 인터뷰를 할 때 전문가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었던 것들도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권:보통 때는 스스로 알아서 하고 방송출연같이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 도움을 받곤 했는데요. 아무래도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행사에 참여하는 일이 많아져 주변에서 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으라는 말씀들을 해주십니다. 앞으로는 더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5.머리는 어디서 하십니까. 단골 미용실 또는 전속 미용사가 있습니까.

한: 파마는 하지 않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까운 단골 미용실에 가서 손질하고 있습니다.

권: 현재 살고 있는 동네의 근처 미용실을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6. 최근 명품의 대중화 현상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소유하고 있는 명품 중 아끼는 것이 있다면 어떤 브랜드의 무엇입니까.

한: 없습니다.

권: 네. 요즘 뉴스를 보고 그러면 젊은 사람들이 명품을 특히 선호한다고들 하는 것 같습니다만…. 저의 경우 특정한 브랜드를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고요. 쓰다 보면 가격이나 상표에 상관없이 쓰기 좋고 마음에 드는 것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게 저에게는 명품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명품이 따로 있다기보다는….

7.반지 목걸이 귀고리 등 즐기는 액세서리 종류와 좋아하는 보석 종류는 무엇입니까? 특별히 좋아하는 특정 브랜드나 공방, 장인(보석디자이너 등)이 있습니까.

한: 본래 화려한 보석 액세서리는 잘 하지 않습니다. 대신 가끔 작고 귀여운 것을 착용할 때가 있고 한국옥을 좋아합니다.

권:네. 즐기는 액세서리는 브로치입니다. 그…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이 브로치를 통해 그날의 기분이나 상태를 표현했다는 말을 들었었는데요. 저의 경우에도 브로치를 한 날이면 그런 질문을 받곤 해요. 보통은 의상에 어울리는 수준에서 진주알 귀고리와 간단한 브로치를 통해서 멋을 내보곤 합니다. 모두 소박한 맛이 좋아 지니고 있는 것들이고요.

8.남편께서 여사의 옷차림에 대해 관여하거나 조언하는 점이 있습니까. 남편이 좋아하는 본인의 패션 스타일은 무엇입니까? 반대로 남편의 패션에 대해 어떻게 조언하십니까?

한: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편 출근하실 때 제가 넥타이며 와이셔츠, 옷가지들을 다 챙겨드렸거든요. 그런데 다행히 취향이 비슷해서 그런지 제가 챙겨드리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고, 제 옷차림에 대해서도 별 말씀이 없으세요.

권:저희 노무현 후보가 바빠서 요즘에는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많이 부족해요. 남편에 대해서는 다른 특별한 것은 없고, 양복색깔과 넥타이가 어울리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남편 자신이 다른 사람 생각과는 달리 단정하고 깔끔한 옷맵시에 신경씁니다. 두 사람 다 화려한 스타일보다는 깔끔하고 심플한 정장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9.주변이나 유명인 가운데 옷을 참 잘 입는다고 생각했던 여성이 있다면 누구이며 이유는 무엇입니까? (국내 국외 인물 모두 좋습니다)

한:요즘은 남녀 할 것 없이 많은 분들이 참 옷을 잘 입으세요. 비싸지 않으면서도 분위기를 맞추어 잘 입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권:요즘은 다들 옷을 참 잘 입어서 꼭 집어 누가 괜찮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아이들과 텔레비전을 보면서 저 배우 참 괜찮다, 어쩜 저렇게 맵시 나게 입었을까 하는 말을 하곤 하는데요. 역시 각자마다 개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10.재클린 케네디는 빼어난 패션 감각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이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과 같은 미국의 사회 지도층 여성들도 브로치, 모자 등을 유행시켰습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일부 여성 유권자들은 다른 나라에 한국의 멋, 패션 수준을 보여주는 퍼스트레이디들의 패션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한:글쎄요, 아무래도 나라마다 문화와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문화적 사고와 가치관에 따라 국민이 대통령부인이나 대통령부인의 역할에 대해 거는 기대도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우리나라도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그것을 장려하는 분위기지만 과거에는 순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