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특별조사단이 28일 허원근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발표를 정면으로 뒤집는 최종결론을 내려 국가기관이 정면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는 특히 발표과정에 "의문사위가 허일병 사건을 날조, 조작했다. 타살로 결론을 내린뒤 유도진술을 받아 무고한 사람을 살인자로 만들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국방부의 이날 발표로 1984년 4월 2일 발생한 이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 갔으며 국가기관의 신뢰도 역시 의심받게 됐다.
▽쟁점=이날 국방부 최종 조사 발표와 의문사위가 정면으로 대립되는 부분은 사고 당일 중대 일과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 지와 사고 당일 오전 몇 발의 총성이 들렸느냐 점.
특조단은 중대본부 요원 9명의 진술을 토대로 일조(아침)점호와 분대장 복귀신고, 신병 전입 신고 등 일과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는 새벽에 발생한 총기 오발 사고를 은폐, 조작하느라 부대 분위기가 비정상적이었다는 의문사위 결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의문사위는 중대본부 요원 3명과 신병 7명의 진술을 토대로 "신병들은 신고식 때 중대장의 얼굴을 보지 못했고, 분대장의 복귀신고도 없었다"며 "특조단의 결론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특조단은 헌병대의 진술서를 분석, 사고당일 오전 10시경 중대본부에서 80여m 떨어진 초소 근무자와 철책근무를 나갔던 중대장 일행이 총성 1발을 들었고 이어 10시52분부터 11시 사이 총성 2발을 더 들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3발의 총성'이 모두 사고당일 오전 10시 이후 청취되었다는 것. 이는 새벽 2시경 노모 중사가 첫 총탄을 발사했다며 '타살'결론을 내린 의문사위의 발표와 상치된다.
▽전망=의문사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의문사특별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조사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조사가 재개되면 특조단이 제기한 위원회 조사의 문제점까지 수용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조단은 "의문사위는 이 사건에 대해 날조와 조작으로 일관한 만큼 재조사를 해서는 안되며 허 일병 사건이 민주화운동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결정난 만큼 법을 고치지 않는 한 위원회가 이 사건을 재조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노모 중사가 최근 의문사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민사소송을 제기함에따라 이 사건은 사법부 차원의 진상 조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혀일병 사건에 대한 의문사위와 국방부 주장의 차이구분의문사위국방부사고당일 부대 상황‘비정상적’
일조점호와 분대장 신고 없었고, 신병은중대장 얼굴 못봤다.‘정상적’
일조점호, 분대장 신고, 신병신고 이뤄지는 등 정상사고 당일 오전 총성 청취오전 2시에 1발오전 10시 이후 2발헌병대 조사 결과 3발의 총성이 오전 10시 이후 울렸다.법의학양론이 있어 조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 규명.법의학 토론회, 자문위원 의견 종합한 결과 자살로 결론.증거판단의문제인접 부대원들의 광범위한 진술을 토대로 이모, 전모씨의 진술 신빙성 인정.이모, 전모씨 진술은 허위, 인접부대원 진술은 배척. 결론타살자살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