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중년 여성 수젯 (골디 혼)과 비니 (수잔 서랜던)는 젊은 시절에 유명한 그루피 (Groupies·록 밴드를 열광적으로 흠모하는 여성 팬)였다. 록 스타 치고 이들과 자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 30년이 흐른 뒤 록 클럽 바텐더로 일하던 수젯은 클럽에서 해고당하자 비니를 찾아 피닉스로 떠난다. 다시 만난 비니는 정숙한 현모양처로 변해있다. 비니는 처음에 수젯을 달갑지 않게 여기지만, 곧 자기 안에 잠복해있던 충동을 다시 발견한다.
젊은 시절 사로잡혔던 꿈에서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는 것과 세월이 요구하는 삶의 단계에 맞추어 변해가는 것. 어느 쪽이 행복한 삶일까. 중년 여자의 가벼운 일탈을 그린 코미디 ‘와일드 클럽’은 한때 꿈을 공유했으나 긴 시간이 흐른 뒤 정반대의 지점에 도달한 과거 단짝 친구들의 현재를 대비하며 그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이 영화는 스스로 던진 질문 앞에 무력하다. 비니의 가족은 단정하던 비니의 돌연한 변화에 민망할 정도로 무덤덤하고, 일탈은 밋밋한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나이를 무색케 하는 골디 혼이 그나마 영화에 경쾌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감독 밥 돌먼. 원제 ‘Banger Sisters.’ 15세이상 관람가. 29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