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서울올림픽 출전 당시의 김화순씨(왼쪽). 오른쪽은 14년이 지난 현재의 모습. - 동아일보 자료사진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의 주역인 김화순씨(40)가 불혹의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다. 김씨는 28일 발표된 중앙대 수시모집 국위선양자 특별전형에서 사범대 체육교육학과에 합격했다.
“대학 졸업장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동주여상 2학년 때인 79년 처음 국가대표선수로 발탁된 김씨는 동방생명(현 삼성생명)에 입단한 이후 자로 잰 듯한 외곽포로 경기마다 20점대의 높은 득점을 올리며 박찬숙과 함께 80년대 여자농구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김씨는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한국에 은메달을 안긴 것을 비롯, 아시아선수권대회 4회 우승 등 한국 여자농구의 전성기를 이룩한 뒤 89년 결혼과 함께 은퇴했다.
김씨는 결혼 이후 두 딸을 둔 평범한 주부로 생활하다 99년 일산올림픽스포츠센터 농구교실 코치와 한국농구연맹(KBL) 스파터(경기 공식 기록을 불러주는 역)를 맡으며 코트에 돌아왔다. 김씨는 합격 소감을 묻자 “새롭게 맞을 도전에 가슴이 떨린다”며 “내 나이에 대학에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