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떠오르고 있는 설기현(23·벨기에 안데를레흐트).
1m84, 73㎏의 뜸직한 체격에 폭발적인 드리블과 돌파력을 갖추고 있는 그는 거스 히딩크감독도 “국제적인 공격수로 클 만한 재목감”이라고 인정을 한 바 있는 유망주.
실력도 실력이려니와 설기현의 돋보이는 부분은 강한 승부 근성. 8살 때 아버지를 탄광 사고로 여의고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 공을 찼고 축구에서 희망을 발견한 그는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온힘을 다해 뛴다.
설기현은 2000년 벨기에 프로축구에 진출한 뒤 뛰어난 기량과 근성으로 유럽무대에서 서서히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29일 열린 2002∼2003유럽축구연맹(UEFA)컵축구대회 안데를레흐트-지롱뎅 보르도(프랑스)의 3라운드 1차전.
전반 9분 보르도 진영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 키커는 설기현. 설기현은 왼쪽발로 골지역 오른쪽에 있던 유고 출신 예스트로비치를 향해 정확하게 센터링을 올려줬고 예스트로비치가 멋진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결승골이 된 이 골에 어시스트를 제공한 설기현은 15일 미트일란(덴마크)과의 2라운드 2차전에서 골을 뽑은데 이어 연속 공격포인트(골+어시스트)를 올렸다. 설기현은 이날 왼쪽에서 종횡무진하며 위협적인 돌파와 정확한 센터링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안데를레흐트는 보르도를 2-0으로 누르고 4라운드(16강) 진출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유럽축구연맹(uefa.com)은 실시간 문자중계방송에서 “이 한국인 스트라이커는 지치지 않고 시종일관 힘찼다”고 평가했다.
한편 잉글랜드 프로축구 명문 리버풀은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의 결승골에 힘입어 비테세 아르넴(네덜란드)을 1-0으로 꺾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