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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기지국사이 무선통화도 도청가능”

입력 | 2002-12-01 18:15:00

휴대전화 도감청장비를 확보, 판매 중이라고 밝힌 DPL서벨리언스의 인터넷 홈페이지.


▼美보안장비업체 本報문의에 답변

미국의 보안장비업체들은 휴대전화 도·감청 장비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나 민간기업이나 개인이 이를 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한나라당이 지난달 28일 ‘도청의혹자료’를 폭로한 데 대해 국가정보원이 “사설팀이 (도청)했을 수 있다”고 추론한 것과는 상치되는 것이다.

▽도청장비 거래실태〓본보 취재팀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휴대전화 도·감청 장비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내 주요 4개 보안장비업체에 지난달 직접 전화로 문의했다.

이 중 캘리포니아주의 DPL서벨리언스사측은 “CDMA방식의 휴대전화 도청장비를 확보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가격대는 40만달러(약 4억8000만원)선”이라고 밝혔다. 또 이 회사 관계자는 “휴대전화와 기지국간의 무선구간도 도청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기지국∼전화국교환기의 유선구간에 비해 통화신호가 무선으로 전달되는 휴대전화∼기지국의 도·감청은 더욱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자세한 거래방식을 본보 취재팀에 e메일로 추가 회신했다. 몬티 헨리 대표이사 명의의 이 e메일은 거래의 전제조건으로 △최종 사용자가 국가기관임을 확인하는 증명서(End User Certificate)를 제출할 것 △사용지역이 (첨단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가 수출을 금지한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할 것 등을 요구했다.

DPL사는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관련 장비를 수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거래조건을 만족하면서 민간업체나 개인이 CDMA 휴대전화 도·감청 장비를 합법적으로 수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취재팀이 접촉한 DPL사 외의 3개 보안장비업체는 “휴대전화 도·감청 장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으며 한국에 도·감청 장비를 수출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CSS사의 경우 업무시간(오전 10시반)인데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국의 휴대전화 감청 기술 수준〓CDMA방식의 휴대전화는 한국이 세계 처음으로 96년 상용화에 성공한 기술. 따라서 전문가들은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기술 수준은 베일에 가려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A의원은 “최근 방미 중 비공식적으로 만난 미국 (CIA FBI 등) 정보수사기관의 고위관계자들에게 문의해 본 결과 이들은 ‘구체적으로 확인하진 않았지만 (내부의 정보보고 등으로 미뤄볼 때) 일정 분야에서는 미국보다 뛰어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 관계자들은 한국의 정보기관이 미국 업체에서 도·감청 장비를 도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미국) 정보기관이 파악한 정보를 외국인에게 알려주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최수묵기자 mook@donga.com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