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쓴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의 유해가 지난달 30일 프랑스 국가 영웅들이 묻히는 파리 ‘판테온’에 안장됐다. 프랑스 정부가 뒤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북동쪽으로 100㎞ 떨어진 고향 빌레르 코테레 마을에 묻혀 있던 그의 유해를 판테온으로 이장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성대하게 거행된 이장식에서 “뒤마의 작품들은 프랑스 역사를 우리 상상력의 근원으로 만들었고, 국가 정체성 확립에 기여했다”고 기렸다.
판테온은 마리 퀴리 등 프랑스를 빛낸 위인들이 묻혀 있는 국립묘지. 뒤마는 볼테르, 장자크 루소, 에밀 졸라, 빅토르 위고, 앙드레 말로에 이어 문필가로서는 6번째로 이곳에 묻혔다. 뒤마 이장위원회는 프랑스 상원에서 판테온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으며 시민들은 ‘철가면’ 등 그의 작품을 한 권씩 들고 거리로 나와 이장 행렬과 노상 공연 등을 즐겼다.
뒤마는 ‘여왕 마고’ 등 소설과 희곡 250여편을 남겼으며, ‘삼총사’와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300여편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러나 아이티 노예의 손자로 태어난 뒤마는 흑백 혼혈의 혈통과 작품의 통속성 등을 이유로 당대 주류 문학계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는 작품의 대중적인 성공으로 생전에 큰 재산을 모았으나 이를 탕진하고 빚에 쫓겨 벨기에로 망명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산 것으로도 유명하다.
르 몽드는 사설을 통해 “뒤마는 다원적이고 혼합된 프랑스적 정체성의 상징”이라며 오늘날 프랑스 사회의 인종적 통합을 역설했다.
파리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