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이후 5년 동안 외국인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달은 1월과 11월이었으며 그 가운데 끼인 12월에는 매수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올 1월과 11월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 그다지 반갑지 않은 ‘12월 효과’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증시의 12월 효과〓외국인은 지난달 한국에서 1조8000억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2001년 1월 이후 최대 규모.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로 종합주가지수는 720까지 상승했다.
연말 주가지수 역시 10월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순매수 흐름이 이어질지, 이어진다면 얼마나 강할지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패턴에 따르면 12월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다소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이 98년 이후 5년 동안의 외국인의 월별 순매수 액수를 평균한 결과 11월 1조4113억원, 1월 1조3976억원 순으로 많았다. 하루 평균 순매수는 1월이 696억원으로 11월의 643억원보다 많았다.
1월 효과는 한 해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은 1월에 주식시장이 많이 오르는 현상.
11월에는 결산기를 앞둔 기관투자가들이 펀드의 실적을 높이려고 가지고 있는 종목을 더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린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즐기려는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12월 결산을 염두에 두고 미리 주식을 많이 사들인다는 것.
반면 2001년까지 4년 평균 12월 외국인 순매수 액수는 4962억원으로 11월의 35.2%에 불과했다. 12월 하루 평균 순매수 4년 평균도 260억원으로 1월의 37.4%였다.
박 연구원은 “이런 ‘전례’로 볼 때 12월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 1월 효과의 혜택을 받을 종목을 사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형 펀드에 자금 유입〓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례’에 불과하고 경제 및 증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마지막 주 미국의 전체 주식형 펀드에는 5월 셋째주 이후 최대치인 35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대로 채권형 펀드로는 자금 유입세가 둔화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미국 증시의 상승세와 경제 지표들의 개선에 힘입어 주식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주식형 펀드들은 자금이 들어오면 의무적으로 주식을 사야 한다. 결국 미국 주식형 펀드 자금 동향이 12월 외국인 매매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된다.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