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많이 팔아본 사람 눈에는 ‘살 만한 사람’이 보인다고 합니다. 이럴 때 재치를 발휘하면 백이면 백, 물건을 팔 수 있죠. 롯데백화점은 본점 화장품 판매직원 50명을 대면 조사해 고객들의 화장품 구매 패턴과 구매욕을 북돋우는 요령을 살펴봤습니다.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즉 커플이 올 경우 일단 화장품을 팔 가능성은 높습니다. 여성이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에는 “(화장품을 바르면) 예쁠 것 같지 않으세요”라며 동행한 남성을 부추기죠. 제법 효과가 좋답니다.
또 일단 손님이 관심을 보이면 의자에 앉기를 권합니다. 화장품 매장에는 좁은 공간에도 다른 매장과 달리 의자를 설치했습니다. 일종의 심리과학입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앉으면 심리적 안정과 여유를 갖게 됩니다. 당연히 판매사원은 화장품에 관한 현란한 지식을 활용하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죠. 의자에 앉은 고객의 70%는 구매를 한다고 합니다.
일단 판매가 되면 2단계 작전에 돌입합니다. 관련 상품을 권하는 건데요, 가령 스킨을 산 손님에게는 로션을, 로션을 산 손님에게는 에센스를 권하는 거죠. 성공률이 대단히 높아 10명에 6명은 더 산다고 합니다. 결국 화장품을 사러가서 1개만 달랑 사는 이가 적다는 소리겠죠.
연령별로 선호 제품도 다른데요,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는 패키지상품을 선호합니다. 반면 40대는 단품을 좋아하죠. 젊은 만큼 ‘화끈하게’ 화장품을 소비하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상품권 사은행사를 하면 상품권을 사은품으로 받기에 모자라는 금액을 보충하기 위해 립스틱이 대목을 만난다거나 적게는 1분, 많게는 20분 걸려 화장품을 산다는 등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