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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5년 임기 마치는 주한美상공회의소 제프리 존스

입력 | 2002-12-05 18:29:00


“98년 8월 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회장이 된 후 한국 대통령과 6차례 만나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만큼 암참의 한국 내 영향력이 커진 것이죠.”

올해 말로 암참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제프리 존스 회장(50)은 “한국에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외국기업의 영향력이 크게 높아졌다”며 “취임 이후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암참을 한국 경제의 주요 ‘플레이어’로 인정하게 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반미(反美) 감정에 대해 “혹시라도 한국의 반미 감정이 미국 내 반한(反韓) 감정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관계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존스 회장은 5년여 동안 암참 회장직을 맡으면서 한국인들에게 매우 친숙해진 인물. 스스로 ‘한국인’이라 칭하기도 하는 그는 1980년부터 김&장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등 줄곧 한국에서 살아 한국어에 능숙하다. ‘나는 한국이 두렵다’는 책을 썼고 부인이 한국인이다. 월드컵 때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팀을 ‘우리 팀’이라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지난 5년 동안 몰라보게 나아졌지만 아직 3가지 문제점이 있다”면서 일관성, 신뢰도, 예측가능성의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많은 한국 기업들은 자사의 영업실적에 대해 과대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잭 웰치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이 탁월한 기업가라고 평가받는 것은 과대평가도 아니고 과소평가도 아닌 일관된 실적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외국기업들은 한국 정부의 법규가 너무 자주 바뀌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외국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예측 가능한 법규를 만들고 이를 일관되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스 회장은 “암참을 꾸려오느라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김&장 업무에 좀 더 충실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암참 명예회장직과 암참 산하 자선단체인 ‘미래의 동반자 재단’ 회장직은 계속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암참은 지난달 29일 회원들을 상대로 새 회장을 뽑는 우편투표를 실시한 데 이어 5일 개표를 거쳐 6일 중 신임 회장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