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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2002 D-12]양당 여론조사 신경전

입력 | 2002-12-06 18:29:00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를 둘러싼 각 대선후보 진영의 물밑 기(氣)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전을 독려하는 무기로 활용되면서 ‘유리한 내용은 적극 홍보하고 불리한 내용은 감추는’ 이율배반적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측은 선거전 초반 다소 밀리는 상황이었지만, 최근 반격의 고삐를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순지지도는 여전히 노 후보에게 다소 뒤져 있지만, 실제 투표층을 대상으로 한 판별분석 결과는 노 후보를 따라잡거나 앞지르기 시작했다는 것.

한 당직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 지지층이 많은 20, 30대의 전화응답률이 높고 특히 충청권에선 전화응답률이 낮아 이 후보 지지층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오를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각 언론사와 지구당에 적극 전파하고 있으나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사무실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결과도 핵심지도부에만 보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전 판세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본격적으로 선거운동 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는 데도 후보단일화 성사 직후의 노 후보 지지도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20, 30대 전화응답률이 높아 이 후보 지지층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은 난센스다. 연령별 할당을 하는 것은 여론조사의 기본 아니냐”며 “특히 부산 경남(PK)과 수도권에서 노 후보 지지율이 오르고 있으며 정 대표가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가세하면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국민참여운동본부 산하 조직의 홈페이지에 동아일보와 문화일보의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조사 결과와 전혀 다른 내용으로 인용돼 게재된 것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측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측은 이날 “노 후보 지지자가 자료를 조작해 게재한 것”이라며 발끈했으나 민주당측은 “즉각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그러나 누가 게시판에 올렸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