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라고 분양대행을 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습니까.”
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일본인 형사 ‘마루오카’역으로 열연하는 탤런트 최재성씨(39). 그가 최근 ‘JS 엔터프라이즈’라는 분양대행사를 세우고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JS 엔터프라이즈는 정규 직원 4명의 ‘미니’ 회사다. 하지만 최근 3개월 동안 2건의 분양대행 업무를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부동산 시장으로의 연착륙을 예고했다.
“작더라도 ‘내 사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조그만 빌딩을 짓고 지하에는 록카페, 1층 설렁탕집, 2층 복싱 체육관…. 모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거든요.”
회사를 차린 이유는 예상 밖으로 단순하다. 빌딩 임대사업을 하고 싶었다는 것. 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땅과 건물로 옮겨갔고 틈틈이 신문과 잡지를 보며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
“제대로 해보고 싶었어요. 연예인이 ‘얼굴마담’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듣기 싫었고요.”
지난해 말 한 건설회사에서 2억원의 모델료를 주겠다며 분양광고 출연을 제의했으나 그는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분양대행사를 차렸을 때 운신의 폭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내년에도 TV 출연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부동산업에 충실할 계획. 최씨가 ‘메트로팰리스’라는 오피스텔 브랜드를 안착시키기까지 동료 연예인들의 도움도 컸다. 최근 경기 부천시 ‘중동 메트로팰리스’ 모델하우스에는 신마적과 구마적, 쌍칼 등 ‘야인시대’ 출연진이 분양업무를 거들기 위해 찾아와 녹화장을 방불케 했다는 것.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구로 메트로팰리스’와 ‘대전 메트로팰리스’ 등 모두 800실을 분양할 계획이다.
“건물이란 단순히 짓고 파는 문제가 아니더군요. 입주 뒤 운영과 관리까지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분양대행을 하면서 그에게 또 다른 꿈이 생겼다. 토지를 매입해 건물을 짓는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자)’가 되고 싶다는 것. 최씨는 연기 지망생들의 주거 문화가 매우 불안정하다며 그들을 위한 주거 공간을 마련하는 게 첫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