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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호기자의 펀드탐방]삼성증권 "타사펀드 판매 늘릴것"

입력 | 2002-12-10 18:15:00



“2005년까지 펀드 판매시장에서 삼성증권을 따라잡겠다”는 국민은행의 ‘출사표’를 받아든 챔피언 삼성증권의 반응은 담담했다.

오희열 WM팀장은 “당분간 은행권의 펀드 판매잔액이 늘겠지만 시장점유율 20∼23%선(올 7월 현재 13.2%)에서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은 증권회사보다 지점망이 훨씬 많고 엄청난 예금자산의 일부를 펀드자산으로 돌리고 있어 당분간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성장동력이 힘을 다하면 증권사들과 본격 경쟁을 해야 하는데 경험이 많은 증권사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한국 펀드시장에서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았고 판매직원들에게 확실한 인센티브를 보장하는 등 은행과 다른 강점이 많다”는 것.

은행은 판매수수료가 싼 채권형을 주로 팔지만 증권사는 수수료가 두 배 비싼 주식형을 주로 취급한다는 점도 강점의 하나.

오 팀장은 “새해부터 ‘일임형 랩어카운트’ 서비스가 도입되면 질 좋은 운용전문인력을 가진 삼성증권이 약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10일 현재 삼성증권이 고객으로부터 유치한 펀드자금은 모두 23조7513억원. 이 돈의 87.3%는 계열사인 삼성투신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돼 있다.

그러나 최근 삼성투신 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은 것이 삼성증권의 최대 고민. 펀드평가사들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들은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에 대한 투자 제한 등의 이유로 1년 수익률이 업계 중하위 수준이고 채권형 펀드도 금리 예측이 빗나가 고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최대의 펀드 판매사로서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펀드를 골라 추천해주기보다는 계열사 상품 팔아주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황영기 사장이 늘 강조하는 것처럼 종합자산관리 부분의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회사에 관계없이 좋은 펀드를 기획하고 고르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오 팀장은 “지난해부터 타사 펀드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앞으로 1년에 두 번씩 운용사 실적을 분석, 비중을 조정해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