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대책위원회’(공동대표 이돈명)는 10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고문 조작된 것으로 발표된 ‘인혁당사건’에 대해 서울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결과 과거 소송절차에서 제출될 수 없었던 새로운 증거들이 보강돼 당시 사형이 집행된 서도원, 도예종씨 등 8명에 대한 재심청구를 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또 “재판 추이를 지켜보면서 당시 15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은 나머지 15명에 대한 재심도 청구할 예정”이라며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헌법소원, 유엔 인권위 제소도 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민혁명당 사건’은 74년 4월 군사독재에 맞서 전국의 대학생들이 총궐기하자 당시 중앙정보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23명을 구속기소했으며 법원은 이 중 8명에게는 사형을, 15명에게는 무기징역 및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한 사건으로 사형이 선고된 8명은 대법원 상고가 기각된 지 20여시간 만에 형이 집행됐다.
스위스 국제법학자협회는 당시 ‘인혁당사건’이 일어난 날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혹평했고 315명의 현직판사들은 1995년 설문조사에서 이 사건을 가장 수치스러운 재판으로 꼽기도 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