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주
“내년 오사카세계선수권대회를 미리 보는 것 같네요”.
13일부터 이틀 간의 열전에 돌입하는 2002한국마사회(KRA)컵 코리아오픈국제유도대회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체급이 바로 남자 66㎏급이다.
국내에서도 김형주와 정부경(이상 한국마사회)이 최고 라이벌 대결을 펼치고 있는 이 체급에 2001뮌헨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이란의 아라쉬 미레스마일리와 올 유럽선수권 우승자 미크로스 웅바리(헝가리), 2002전일본선수권 2위 기타가와 가츠히로가 출사표를 던졌다.
또 부산아시아경기 3위 간투무르 다쉬다바(몽골)와 2002파리오픈 2위 크리스토프 베스나르(프랑스)도 언제든 정상을 노릴 수 있는 선수들로 이 체급만큼은 ‘미니 세계선수권’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사실상 세계선수권 이상의 경쟁이 벌어지게 된 것.
선수들의 1차 표적이 된 미레스마일리는 다른 선수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신장을 이용, 변칙에 능한 선수로 공격하는 상대를 되치기로 제압하는 기술이 탁월하다.
그러나 부산아시아경기 우승이후 기량이 급성장한 김형주는 올 독일오픈에서 미레스마일리를 제압한 적이 있어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김형주의 최대 장점은 대표선수 중 가장 성실한 ‘연습벌레’라는 것. 김형주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장기인 업어치기는 물론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온 다양한 기술들의 활용도를 높이며 전천후 선수로 거듭났다.
2000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정부경에게 이번 대회는 다시없는 명예회복의 기회. 팀 선배인 김형주에 패해 아시아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정부경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굳히기를 집중적으로 연마,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권성세 남자 대표팀 감독은 “남자 66㎏급은 세계적 강자들이 모두 출전해 누가 우승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며 “(김)형주와 (정)부경이가 모두 상대 선수들의 장단점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며 맹훈련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정말 볼만한 시합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코리아오픈은 세계선수권자를 포함해 각종 오픈대회 우승자들이 대거 출전하고 최강 일본이 자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대비해 1, 2진들을 대거 파견하며 정상급 대회로 발돋움했다.
한국도 부상중인 안동진(남자 81㎏급)과 김화수(여자 57㎏급·이상 경남도청)를 제외하고 부산아시아경기 메달리스트를 모두 출전시켜 대회의 격을 높였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