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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Out]인사동 '스타벅스'만 한글간판 쓰는 까닭

입력 | 2002-12-11 18:14:00


올 한해 유통업계에서는 ‘맞춤’이란 단어가 참으로 많이 나왔습니다. 외국계 기업도 한국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 제품을 내놨고, 1 대 1 맞춤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온 화장품까지 개인용 맞춤이 나왔습니다. 소비자 개개인에게 꼭 맞는 제품만이 살아남기 때문이지요.

그럼 맞춤 제품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보실까요.

외국계 기업은 코카콜라의 ‘스프라이트 블루’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인사동 지점이 좋은 예입니다.

코카콜라가 전 세계에 내놓은 스프라이트 캔은 모두 초록색 디자인이지만 유독 한국에서 팔리는 것은 푸른색입니다. 한국인은 녹색을 나이든 이미지로, 푸른색을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죠.

세계 20여개국 4600여개의 매장이 있는 스타벅스는 모든 매장 컨셉트가 동일합니다. 그러나 한국 인사동 지점은 예외죠. 간판도 한글로 ‘스타벅스’라고 달았고, 점포 모양도 기와 무늬를 넣었습니다. 한국 전통을 상징하는 인사동의 이미지에 맞추기 위해서죠.

최근에는 1인용 맞춤 화장품까지 나왔습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문을 연 ‘제이앤쉬’는 고객 피부를 진단해 그 고객만을 위한 화장품을 만들어 준다고 하네요.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맞춤 서비스로는 패션 업계의 ‘3차원 스캐너’가 좋은 예입니다. 양복점에서 재단사가 손수 치수를 재던 것을 스캐너가 대신합니다. 개인의 정확한 치수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옷을 만드는 모든 공정이 자동화된다고 하네요.

미국이나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이미 3차원 스캐너를 사용하고 있고 LG패션 등 국내 대기업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