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라는 거대 프로젝트는 전세계 수백만명의 개발자가 함께 참여한 결과입니다. 오픈 소스 코드를 통한 자유로운 이용과 협력이 리눅스 발전의 원동력이지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항하는 컴퓨터 운영체제 리눅스의 창시자 리누스 토발즈(33·사진)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소스 코드의 공개 의미와 리눅스의 비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강연에서 “현재 소프트웨어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소수의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다”며 “프로그램 소스 코드를 공개하는 것은 독점 때문에 피해를 당하는 기업들은 물론 정부의 교육 및 행정정책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컴퓨터 업계의 테레사 수녀처럼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이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시작했을 뿐”이라며 손을 내저었다. “전 세계를 구하겠다는 거창한 생각이 아니라 프로그래밍 작업의 순간순간을 즐기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대학 시절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쉬울 거라 생각해 시작했지만 12년이 지난 지금도 여기에 매달려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MS의 윈도 운영체제와의 경쟁에 대한 질문에 “MS가 뭘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며 웃어넘겼다.
리눅스의 미래에 대해서는 “소규모 시스템에 개인적으로 사용되던 과거와는 달리 금융기관의 컴퓨터 등 대형 컴퓨터로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며 “리눅스의 기술과 시장은 앞으로 계속 성숙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91년 핀란드 헬싱키대학에 다니던 당시 개발한 리눅스는 MS의 윈도와는 달리 프로그램 소스 코드가 공개돼 있고 무료로 배포돼 아무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왕복선의 운행에 쓰이는 등 시스템이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사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