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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세계적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공연 동네창작극?

입력 | 2002-12-13 00:14:00


“오페하우스 개관일에 세계적인 오페라 작품을 감상할 줄 알았는 데 실망했습니다.”

내년 7월경 문을 열 예정인 대구 북구 칠성동 2가 ‘대구 오페라하우스’ 개관을 기념, 지역 창작극이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적인 수준의 오페라 작품 공연을 기대했던 지역민과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실망에 찬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내년 7월 문을 여는 대구 오페라하우스(사진) 개관 기념작으로 지역 창작 오페라 ‘목화꽃 님이시여(가칭)’를 개관일부터 3일간 공연할 계획이다.

김일영(金一英) 경산대 교수가 대본을 쓰고 이영조(李永朝)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작곡을 한 이 작품은 오페라 하우스 개관을 기념하고 내년 8월 지역에서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

이 작품은 출연진이 14세기 중엽 원나라와 현대의 대구와 이탈리아 밀라노를 무대로 문익점 선생의 일대기를 픽션으로 재구성, 오페라를 통해 펼쳐 보이는 것으로 현재 대구시립오페라단이 제작 책임을 맡고 연습중이다.

시는 이 작품의 작곡료, 악보제작비 등 3억여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역 오페라 애호가들과 공연전문가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대구 오페라하우스는 세계적인 첨단 무대와 조명, 음향 시설을 갖춘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전용 공연장인 만큼 세계적인 수준의 오페라를 개관 기념 공연작으로 무대에 올리는 것이 적절한 데 시가 창작극 공연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이나 유럽, 러시아의 오페라단을 초청, 수준높은 오페라 공연을 통해 고급문화에 목말라 있는 지역민들의 기대를 채워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시 관계자는 “당초 개관 기념 공연으로 해외 유수의 오페라 공연단을 초청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 공연전문가들은 “국내 정상급 오페라단이 서울에서 공연한 ‘오페라의 유령’의 경우 흥행에 성공,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 흑자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 관계자들이 국내외 오페라계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갖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했다면 예산부족 타령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지역 음악인들은 “시가 기획하고 있는 창작극은 작품성과 지역성은 있을지 몰라도 대중의 흥미를 끌 만한 소재, 즉 대중성이 약해 흥행에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이 작품 공연 이후라도 수준높은 오페라 작품 공연을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그룹측이 사업비 500억원을 부담, 대구 북구 칠성 2가 옛 제일모직 터에 건립중인 오페라 하우스는 지상4층 지하2층 규모(객석 1508석)로 현재 85%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완공후 대구시에 기부채납될 예정이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