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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홍릉수목원 나무 20만그루… 겨울숲 매력 “솔솔”

입력 | 2002-12-13 00:14:00


《잎을 떨군 채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활엽수, 변치 않는 청청함으로 겨울을 인내하는 침엽수. 겨울 숲은 처연한 듯 하지만 때론 시리도록 투명하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2동 임업연구원에 위치한 홍릉(洪陵)수목원은 요즘 겨울 숲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광릉수목원은 많이들 알지만 홍릉수목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이 곳을 찾으면 “서울 한복판에 이런 숲이…”하고 놀라게 된다.》

홍릉수목원은 1922년 개장한 국내 최초의 수목원이다. 이곳에 명성황후의 무덤인 홍릉이 있었기 때문에 홍릉수목원이란 이름이 붙었다. 명성황후는 1897년 이곳에 묻혔다가 1919년 고종이 승하하자 경기 남양주로 이장됐다.

13만평의 홍릉수목원은 침엽수원 활엽수원 습지원 관목원 외국수목원 약초원 고산식물원 등으로 이뤄져있다. 향나무 가문비나무 소나무 측백나무 전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물푸레나무 망개나무 고로쇠나무 등 2000여종 20여만 개체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서 볼 수 없지만 봄이 되면 풀과 꽃이 만발한다.

수목원 입구에 들어서면 양옆으로 침엽수원 활엽수원 습지원이 있다. 산책로를 따라 300m정도 가면 언덕이 나온다. 명성황후의 무덤 홍릉이 있던 자리다. 바로 옆엔 고종이 명성황후의 무덤을 찾았을 때 즐겨 이용했던 우물(어정·御井)이 있다. 홍릉터와 어정에 나뒹구는 낙엽들이 비운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홍릉터를 뒤로 하고 걸음을 옮기면 조경수원이 나온다. 조경수원은 그리 높지 않지만 수목원의 정점(頂点)에 해당하는 곳. 주변이 탁 트이면서 싸한 바람이 코끝으로 몰려온다. 찬바람이 흐트러진 정신을 깨운다.

수목원 산림과학관도 빼놓을 수 없다. 과학관에 들어서면 충북 보은 법주사 팔상전의 구조 기법을 이용해 현대적인 이미지를 가미한 독특한 조형물이 우선 눈길을 끈다. 한옥을 비롯해 각종 악기 탈 등 나무를 이용해 만드는 각종 목제품들이 전시돼있다. 또한 육림과 벌채 과정, 한지 제작 과정, 나무의 생태 등등 나무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일반인은 일요일 공휴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평일에는 교육 목적의 단체관람객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홍릉수목원 02-961-2871∼4

이와 함께 수목원 바로 앞에 위치한 영휘원(永徽園)과 세종대왕기념관도 들러볼 만하다. 영휘원은 고종의 후궁이었던 엄귀비(嚴貴妃)의 무덤이다. 세종대왕기념관에선 세종대왕의 생애와 해시계 물시계 측우기 등 세종대왕 발명품과 관련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영휘원 02-962-0556, 세종대왕기념관 02-969-8851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