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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삼성전자 임직원에 ‘프로정신’ 특강 김미현

입력 | 2002-12-13 18:17:00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미현이 13일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며 쑥스러운 듯 웃고 있다.사진제공 매일경제


“실패는 있었어도 좌절은 없었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슈퍼땅콩’ 김미현(25·KTF)이 삼성전자 임직원 앞에서 특별 강의를 했다.

김미현은 1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정보통신연구소에서 연사로 나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골프를 시작한 뒤 99년 미국 LPGA에 뛰어들어 정상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겪었던 경험담을 낱낱이 털어놓았다.

김미현은 “미국 무대에 처음 진출했을 때는 영어도 못하고 스폰서도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1m50이 넘는 내 키가 작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비거리가 덜 나고 보폭이 짧다보니 서구의 키 큰 선수들을 따라갈 때 애를 먹는다”고 솔직히 얘기할 때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미현의 키는 1m53.

또 “15년 넘게 지켜온 오버 스윙을 주위의 권유로 갑자기 바꾸려다 애만 먹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기업 경영에서도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것이 꼭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대목에선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많았다.

김미현의 ‘1일 강사’는 그의 프로정신이 연구 개발 활동에 종사하는 임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본 삼성전자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올 10월 삼성월드챔피언십 프로암대회에서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과 동반 라운딩을 하는 자리에서 강연 제의를 받은 것.

강의를 마친 김미현은 “골프 하느라 공부를 제대로 못해 이런 자리에 설 자격이 있을까 싶어 망설였다”며 “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에 말할 내용도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장에는 400여명이 자리를 꽉 채운 채 강의내용을 일일이 메모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삼성전자 무선개발팀 이철환 상무는 “휴대전화 단말기와 프로골프는 자기 개발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역경을 이겨낸 김미현의 성공담이 직원들에게 새로운 자극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99년 미국 투어에 데뷔한 김미현은 통산 5승을 거뒀고 올해엔 2승에 상금랭킹 4위를 차지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수원〓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