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자헛 직원들이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피자헛 청담점에서 열린 ‘챔스 챌린지’ 대회에서 흥겨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 피자헛
《‘직원들이여, 회사를 지식의 보고(寶庫)로 활용하라.’ 회사는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 아니다. 국내 진출한 많은 외국기업들은 직원들의 능력과 인성 개발을 위한 다양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한국 네슬레 직원들 사이에는 자격증 열풍이 불고 있다. 자격증은 다름아닌 네슬레 인트라넷을 통해 진행되는 ‘e러닝’ 프로그램에 관한 것. 스위스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e러닝’ 프로그램은 회계, 마케팅, 리더십, 정보기술(IT) 등 총5개 분야에서 무려 800여개 과목이 열린다.》
자격증에 도전하는 직원들은 10여개의 필수과목 시험에서 평균 75점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지금까지 ‘e러닝’ 프로그램 자격증을 취득한 한국 직원은 3명.
유럽계 다국적 기업인 한독약품-아벤티스 파마는 2000년부터 한국리더십센터와 공동으로 ‘7가지 습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월 열리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직원들은 사흘간 합숙하며 집중적인 자기개발 교육을 받는다.
프로그램의 이름은 스티븐 코비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따온 것으로 교육 커리큘럼도 이 책의 내용을 토대로 마련됐다.
스위스계 유통업체 쥴릭파마 코리아에서는 스파르타식 합숙 영어교육이 펼쳐진다. 직원들은 일년에 네 번에 걸쳐 잠시 업무를 중단하고 일주일씩 합숙 생활을 하며 강도 높은 영어 수업을 받는다. 하루 8시간씩 진행되는 수업시간 동안은 물론 합숙 생활중 모든 대화는 영어로 이뤄진다. 지금까지 전체 직원의 90%가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정도로 직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
한국 피자헛은 매년 ‘챔스 챌린지’라는 서비스교육 경진 대회를 개최해 매장 직원의 사기를 높인다.
전국 피자헛 매장에서 서비스 좋기로 소문난 직원들이 팀을 이뤄 도전하는 이 대회는 고객이 주문하고 식사를 마친 후 레스토랑을 떠나는 전 과정에서 직원들이 얼마나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했는지를 겨루는 것.
흥겨운 응원전이 펼쳐지는 이 대회에서 우승한 팀은 아시아 챔스 챌린지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자격을 얻게 된다.
미국계 제약회사 한국 애보트에는 여직원들을 위한 ‘WESPAK’이라는 자기개발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 지사의 제임스 밀러 사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이 프로그램은 3개월마다 한번씩 성공한 여성 경영인을 초청해 사내 강연회를 갖고 ‘토익 챌린지 상’ ‘승진 칭찬 제도’ 등을 통해 여성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국적 주류회사 바카디-마티니는 격년제로 세계 각국 지사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최신 경영기법을 가르치는 ‘바카디 클래스 2000’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바카디-마티니 코리아의 양재택 지사장은 “임원교육이라 딱딱할 줄 알았는데 팀별로 참가하는 온라인 전쟁 게임도 포함돼 있어 즐거웠다”면서 “기업들이 운영하는 재교육 프로그램은 지식과 함께 재미도 갖춰 직원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