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金昌國)가 기혼자에게 입학과 졸업, 편입 자격을 주지 않는 이화여대의 학칙에 대해 평등권 위배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인권위 손심길(孫心吉) 차별조사2과장은 15일 “이화여대의 학칙 가운데 입학과 졸업 자격으로 기혼여성을 금지하고 있는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 차별행위인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손 과장은 “합리적인 근거 없이 ‘혼인여부’를 이유로 교육시설에서 특정인을 우대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는 차별행위에 의한 평등권 침해로 인권위의 조사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인권위의 조사는 지난달 9일 K대의 한 법대생(19)이 “이화여대가 입학자격을 미혼으로 규정하고 재학 중 결혼한 학생을 제적하도록 한 것은 피해자들의 자기운명 결정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진정을 내 이뤄지게 됐다.
인권위는 조사 결과 평등권 침해로 판정이 되면 내부 절차를 거쳐 50년 이상 기혼여성의 입학을 배제해온 이화여대에 이를 시정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이화여대는 입학자격을 ‘고교를 졸업하거나 고교 졸업자와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미혼 여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결혼한 자는 총장이 제적한다’고 학칙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화여대의 ‘재학 중 결혼금지’는 1886년 ‘이화학당’으로 개교한 이래 관행적으로 이뤄져오다가 1945년 학칙으로 정해졌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